[총선/화제의 당선자]경기 안양동안 심재철후보

  • 입력 2000년 4월 14일 03시 41분


“걸음 걷는 수준은 네살짜리 꼬마보다도 못해요. 이런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유권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경기 안양동안에서 막판까지 민주당 이석현(李錫玄)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42)후보는 당선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93년 MBC 기자로 재직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3급 장애판정을 받았던 그는 15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아깝게 낙선, 4년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민들을 찾아다니며 지역구를 다져왔다. 특히 지역구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점자판을 설치하는 등 장애인 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이런 관심 덕택에 장애인들도 심후보의 당선에 큰 기여를 했다. 지역구내 6000여명의 장애인들이 홍보활동에 앞장을 섰고 지체장애인협회 등 장애인 관련 단체에서도 물심양면의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길거리나 학교 앞에서 손에 끼는 인형을 이용해 유세를 펼치면서 초등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치솟았다는 심후보는 “집에 돌아간 학생들이 ‘엄마, 나 오늘 심재철 아저씨 봤어’라고 이야기해주길 바랐었다”고 말했다.

또 작년부터 PC통신을 뒤져 젊은 유권자들이 남겨 놓은 E메일 주소를 찾아내 ‘E메일 홍보’에 진력한 것도 승인 중의 하나.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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