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前회장 대우가족에 작별편지]"희생 강요해 미안"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9시 57분


“제가 기억 속에 묻히는 이 순간을 계기로 대우와 임직원 여러분이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기업환경이 여러분의 앞날을 보장해주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사퇴후 해외체류 중인 김우중(金宇中)전대우회장이 30여년간의 기업경영을 회고하는 작별의 편지를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정주호(鄭周浩)구조조정본부 사장에게 ‘임직원과 가족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보내온 김전회장의 편지는 A4용지 2장 분량.

김전회장은 첫머리에 “한없는 미안함을 가슴에 담고 대우가족 여러분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소명처럼 추구했던 창조 도전 희생의 여정이 못내 가슴에 맺혀온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그는 “대우가 살아온 지난 세월에는 국가와 명예와 미래를 지향하는 꿈이 항상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었다”며 “그러나 자랑스러웠던 여정은 국가경제의 짐으로 남았으며 우리의 명예는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고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전회장은 특히 대우의 실패와 관련해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경영자원의 동원과 배분에 대한 주의 소홀, 용인되지 않는 방식의 위기관리 등 경영상의 판단오류는 지금도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고 반성했다. 그는 이어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몸짓조차 하지 않을 것이며 대우의 밝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나온 과거는 스스로 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전회장은 편지 끝에 “지난 시절 대의만을 생각하며 대우가족 여러분께 강조해온 희생의 덕목을 생각하니 미안함이 더욱 큰 부담으로 남는다”고 적었다.

김전회장의 편지 전문은 인터넷 마이다스동아일보(www.donga.com)의 ‘이코노미클럽’에서 읽을 수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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