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양잿물 투약 3명사망… 산재환자에 腸세척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1분


노동부 산재의료관리원 산하 경기 안산중앙병원에서 산업재해 환자에게 인체에 유해한 공업용 가성소다로 만든 물비누를 관장(灌腸)약으로 사용,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태에 빠지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산재의료관리원과 중앙병원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9월 말 이후 중앙병원은 대장암 자궁근종 등을 앓고 있는 산재환자 5명의 수술을 앞두고 장을 깨끗이 하기 위해 관장용 물비누를 투여했다.

이 중 3명이 9월 초 잇따라 사망했고 나머지 2명도 생명이 위독, 현재 고려대안산병원과 동수원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산재의료관리원과 안산중앙병원측은 “8월25일 서울 강남의료기상사로부터 관장약품을 납품받아 보관하다 9월 말부터 환자에게 투여했다”며 “납품받은 관장 약품에 공업용 가성소다가 함유돼 이것이 9월 초 발생한 사망사고의 원인이 된 것인지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가성소다는 속칭 양잿물로 강알칼리성이며 희석시키지 않은 채 인체에 접촉하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유해물질로 알려져 있다.

한편 산재의료관리원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20일 김성호안산중앙병원장을 직위해제하고 김상민부원장을 직무대리로 임명하는 한편 안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성희·정용관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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