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의 恨'맺힌 김순덕씨 "이민 가겠다"

  • 입력 1999년 8월 23일 19시 45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23일 6월 ‘씨랜드 화재참사’로 아들을 잃은 전 국가대표 여자하키선수 김순덕(金順德·33)씨 등 유족대표를 만났다.

이날 면담은 아들 도현군(7)을 잃은 뒤 실의에 빠져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최근 뉴질랜드로 이민을 준비 중인 김씨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총리는 40여분간의 만남에서 “얼마나 상심이 크냐”며 “나도 손자가 있는데 정말 딱하고 가슴이 뭉클하고 정신이 아찔하다”고 위로했다.하지만 김씨는 내내 울분에 찬 표정이었고 김총리의 위로도 크게 위안이 되지 않는듯 했다. 김씨는 아들의 사진을 김총리에게 보여주며 울먹였고 “아홉번이나 총리님 뵙기를 요청했다 거절당했다”며 섭섭함을 표시했다.

김씨는 김총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크게 실망해 도저히 여기서 살 수 없다”며 이민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훈장 반납에 대해서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정부가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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