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경주 백율사 대광스님, 몸으로 실천한 자비

  • 입력 1999년 2월 10일 18시 59분


9일 오후 서울 을지로3가에 있는 서울 백병원 7층 717호실. 대광(大光·본명 이국찬·李國燦·48)스님의 손을 꼭 잡은 허진필(許鎭弼·36·경주시 외도읍 입실리)씨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2년동안 만성신부전증으로 고생하던 허씨는 1일 스님의 신장을 이식받고 새 생명을 얻게 됐다.

대광스님이 신장 기증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해 5월 수도생활 중이던 경주 백율사(白律寺)에서 있었던 어떤 신도와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어느 깊은 밤 암자 앞마당의 불상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는 40대중반의 한 남자신도로부터 “신부전증 환자로 신장이식밖에 살길이 없다”는 사연을 들은 스님은 선뜻 “내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약속을 했던것.

두사람은 지난해 11월 서울 백병원을 찾아 이식수술을 받기위해 검사를 받았지만 조직이 맞지않아 수술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스님은 담당의사에게 “부처님앞에서 신장기증을 약속한 이상 다른 환자에게라도 신장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로부터 두달 뒤 병원측으로부터 허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스님은 병원을 찾아와 ‘약속’을 지킨것.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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