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재계]정태수씨 「쇠고랑」 김우중씨 「각광」

  • 입력 1998년 12월 29일 19시 30분


올 한해는 재계의 부침이 심했던 만큼 재계인물의 명멸도 많았다.

대부분 기업인들에게 올해는 ‘고통의 세월’이었다. IMF체제가 몰고온 경영위기와 정부의 개혁조치로 재계총수들은 온 몸으로 시련을 겪어야 했다. 반면 새롭게 부상한 인물도 많았다.

▼사라진 별들〓추종을 불허하는 로비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한보 정태수(鄭泰秀)전총회장은 15년형을 확정받고 서울구치소에서 복역중이다. 기아그룹 김선홍(金善弘)전회장은 업무상 배임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

최원석(崔元碩)동아그룹전회장은 전재산을 몰수당한 채 장충동 인근 어머니집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원(金重源)한일그룹회장은 8월 이후 출근하지 않은 채 서울 역삼동 집에서 칩거하고 있다.

이밖에 나승렬(羅承烈)거평회장 안병균(安秉鈞)나산회장 김의철(金義徹)뉴코아회장 등 꿈이 꺾인 전직 총수들도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다.

김현배(金顯培)삼미회장도 전 재산을 내놓았으며 김회장의 형인 김현철(金顯哲)전회장은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치킨집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기를 위해 뛰는 사람들〓한라그룹 정인영(鄭仁泳)명예회장과 아들인 정몽원(鄭夢元)회장은 현재도 계열사매각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박건배(朴健培)해태회장은 주식을 모두 소각하고 경영권을 박탈당했지만 남영동 사옥에 출근하며 구조조정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신원 박성철(朴成喆)회장과 갑을 박창호(朴昌鎬)회장도 기업회생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박신원회장과 장치혁(張致赫)고합회장 등은 채권단의 도움으로 한숨을 돌린 뒤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광받은 인사들〓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은 소떼 1천1마리를 이끌고 방북해 금강산 관광길을 열었다.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은 전경련 회장자리를 맡아 바쁜 한해를 보냈다.

손길승(孫吉丞)SK회장은 전문 경영인으로는 처음 5대그룹 총수에 올랐으며 고최종현(崔鍾賢)회장 아들인 최태원(崔泰源)SK㈜회장은 SK그룹의 최고경영자로 부상했다.

중견 벤처기업인의 부상도 눈에 띄었다. 세계적인 통신장비제조업체인 모토롤라와 제휴해 외자를 유치한 팬텍의 박병엽(朴炳燁)사장은 한국의 대표적 벤처기업인으로 주목받았다. 반도체 제조장비를 만드는 벤처기업 미래산업의 정문술(鄭文述)회장과 초음파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 이민화(李珉和)사장 등이 눈길을 끌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