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정치에 다시 관심…21일 부산출신의원 만나

  • 입력 1998년 12월 22일 19시 40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자택이 북적대고 있다.

내방객은 과거 김전대통령과 행동을 같이해 왔던 민주계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1일에는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김형오(金炯旿) 박종웅(朴鍾雄)김무성(金武星)의원 등 부산출신 의원들과 저녁식사를 했고 28일에는 김덕룡(金德龍)한나라당부총재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 등 중량급인사들을 초청해놨다.

새해 1월1일에는 퇴임 후 처음으로 대문을 열어놓고 신년하례객을 맞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연시를 맞아 “얼굴이나 한 번 보자”는 것이지만 최근 상도동을 다녀온 인사들의 입을 통해 간간이 흘러나오는 김전대통령의 발언내용은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21일 부산출신 의원들과의 자리에서 김전대통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해 “전직대통령으로서 나라가 잘 되기를 바랐는데 그렇지 않아 안타깝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동서화합을 위해 김대통령을 돕겠다는 생각도 있었으나 여권의 정치권사정이나 야당의원빼내가기 등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점차 바뀌었다는 것이다.

더욱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날 “나를 응원하고 격려해온 동지들을 위해 뭔가 하겠다”고 언급했다는 점.

최근 김전대통령을 만났던 한 민주계인사는 “민주계와의 잦은 만남은 사분오열된 민주계가 하나로 뭉쳐있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나온 것 아니겠느냐”며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일은 없겠지만 일정한 시점에서 측면지원 역할 정도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김전대통령이 내년초 정치권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자연스럽게 정치권의 이런저런 돌아가는 얘기를 하면서 내년초 정치권의 ‘빅뱅’가능성을 슬며시 떠보자 공감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 얘기는 다음에 하자”며 답변을 피했지만 김전대통령이 현실정치의 움직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이 인사의 설명이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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