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신화 일군「황금의 손」 장기철 대신證 차장

  • 입력 1998년 11월 22일 18시 21분


‘한국의 조지 소로스’로 불리는 장기철(張氣哲·31)대신증권 목포지점 차장은 올들어 10월말까지 50억원 가량의 성과급을 받았다. 연봉(약 3천5백만원)의 1백40배가 넘는 액수로 근무일 기준으로 하루 2천만원을 받은 셈이다. 세금을 떼고도 30억원을 손에 쥔다.

그는 96년부터 주식시장에서 고객돈을 주가지수선물(先物)에 투자해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려 이미 이름을 떨쳤다. 선물투자 초창기에 고객이 맡긴 1천만∼2천만원을 1억∼2억원으로 만들어 되돌려준 경우도 더러 있다. 최근에는 주가지수선물시장 규모가 커지고 참여하는 투자자들도 많아져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은행 금리의 10배 이상인 연 20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장차장은 요즘 고객 40여명의 돈만 관리하고 있다. 투자 원금은 1백억원을 약간 넘는다. 수억원대의 여유자금을 굴리는 ‘큰손’들이 그에게 돈을 맡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그는 본점영업부와 전산실을 거쳐 89년부터 목포지점에서 일하고 있다. 동료들로부터 “주식투자에 관한 한 동물적 감각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 그의 집중공략 대상은 포항제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형우량주. 주가가 크게 하락하던 96년 그는 선물투자에 나섰다.

“선물은 기본적으로 위험관리를 통해 수익을 얻는 거래입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기관투자가와 달리 개인은 투자규모가 작아 주식과 연계된 차익거래를 할 수 없으므로 거래기간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장차장의 특기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발빠른 교체매매. 하루 선물 거래액이 1천억원대에 달할 정도다. 그가 휴가를 가면 선물시장이 시들해진다는 게 증권가의 얘기.

그는 선물을 사더라도 이를 당일에 모두 정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있다. 투자원금의 50%를 투자하고 나머지 50%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항상 현금자산으로 운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또 미리 정해놓은 비율 이상 손해가 나면 즉시 팔아치운다.

장차장은 최근 성과급 가운데서 30억원 가량을 투자해 대신증권 주식 1백만주(전체의 3.28%)를 사들여 서열 6위의 대주주가 됐다. 요즘 이 주식값이 올라 이를 팔면 20억원을 번다.

그는 YMCA 활동을 하는 친구를 통해 상당한 금액을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 등을 돕는데 지원하고 있다. 사회사업가가 되는 게 꿈. 방송통신대(경영학과)시절 만난 스터디그룹 멤버와 결혼해 2녀를 두고 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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