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가본 금강산/인터뷰]금강산 처녀안내원 엄영실씨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33분


“금강산에서는 감탄과 필름을 아껴야 합니다.”

동아일보 방북대표단의 금강산행 안내를 맡았던 엄영실(嚴英實·23·여)씨의 충고대로 금강산은 올라갈수록 절경과 비경의 연속이다. 금강산 자락인 온정리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92년말부터 금강산 안내를 맡아온 엄씨는 ‘금강산 처녀’. 금강산을 사랑하고 금강산이 자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평생을 이곳에서 살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해박한 해설과 고금(古今)을 종횡으로 누비는 각종 시구 전설 일화 등 그의 입에서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얘기들은 이미 비경에 취한 대표단의 감흥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 그는 안내원으로서 소양을 쌓기 위해 일하는 틈틈이 방송통신과정으로 원산금강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고.

금강산의 대표적 절경인 구룡폭포에만 7백60번을 올랐다는 그는 이런 안내솜씨를 인정받아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등 남쪽에서 오는 주요 인사들의 안내를 도맡고 있다.

그는 이미 남녘에서 몰려올 동포들을 맞을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있다.

여기에다 그의 소망은 남녘동포들의 금강산 관광을 계기로 남북 통일이 좀 더 앞당겨졌으면 하는 것. 그는 “하루빨리 통일이 이루어져 삼일포에서 세계빙상경기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강산〓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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