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감독 22일 귀국…『국민성원 보답못해 죄송』

  • 입력 1998년 6월 22일 19시 37분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 차범근전감독의 귀국길은 결코 평탄치 못했다.

22일 오후 3시경.

김포공항 제2청사에는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차전감독의 귀국시 우려되는 불상사에 대비, 공항경찰대와 경찰병력 등 2백50여명이 검은 베레모를 쓰고 일렬로 도열해 있었던 것. 그러나 정작 일반축구팬의 모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고 취재진만 60여명이 북적거렸다.

이윽고 3시20분 KE902편으로 귀국한 차전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자 공항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비 병력이 차감독을 에워싸고 일방적으로 주차장쪽으로 몰려 나가면서 기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진 것. 이 과정에서 공항에 나와있던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차전감독을 격려하는 박수소리가 터지기도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감청색 승용차에 올라 탄 차전감독은 순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줄행랑’치듯 공항을 빠져 나갔다.

차전감독은 이에 앞서 입국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 1년6개월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경질한 축구협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월드컵대회가 끝난후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배극인·나성엽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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