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인물 紙上청문회]안기부장-감사원장 누가될까

  • 입력 1998년 2월 11일 21시 02분


청와대비서관 인선을 마친 김대중(金大中) 차기대통령의 다음 인사대상은 감사원장과 안기부장이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미 안기부장은 20일, 감사원장은 21일 각각 내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장후보는 김중권(金重權) 차기대통령비서실장이 설명한 대로 일단 한승헌(韓勝憲)변호사 이세중(李世中) 전대한변협회장 조승형(趙昇衡)헌법재판소재판관 등 세 명의 법조인으로 압축된 상태다. 세 사람 모두 강직한 성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따라서 누가 감사원장이 되든 소신을 굽히지 않고 차기정부가 추진하려는 개혁과 부정부패척결이라는 대임(大任)을 원만히 수행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인 한변호사는 김차기대통령이 관련된 여러 시국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는 등 김차기대통령과는 동고동락한 사이다. 본인은 감사원장 기용설에 대해 “인사철만 되면 나오는 얘기 아니냐”며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도덕성이나 김차기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발탁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변호사는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를 지지했던 인물이지만 김차기대통령은 오히려 이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민통합을 위한 탕평책 차원에서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변호사를 정부조직개편심의위의 부위원장에 임명할 때도 “능력만 있다면 이회창후보를 지지한 것은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조재판관은 자타가 인정하는 ‘DJ맨’이다. 14대 대선때 김대중후보비서실장을 맡았고 14대총선 때는 상당한 공천권을 행사한 막강한 ‘실세’였다. 당내에서는 일찌감치 감사원장후보로 거명됐으며 안기부장 법무장관 등의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본인은 “나보다 젊고 유능한 법조인을 감사원장후보로 추천하겠다”며 완곡하게 고사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김차기대통령이 지명하면 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세 사람 모두 나이가 많아 감사원장 정년(65세)때까지 1년7개월에서 2년정도 밖에 재임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이때문에 신창언(申昌彦)헌법재판소재판관도 후보명단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다른 두 사람은 모르지만 조재판관의 정년문제는 이미 김차기대통령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안기부장에는 그동안 이종찬 인수위원장 기용설이 많았으나 김차기대통령은 이위원장과 만난 뒤 이위원장을 서울시장에 출마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 순위는 단연 천용택(千容宅)국민회의의원. 군출신으로 비상기획위원장(장관급)과 국회정보위간사 등 다양한 경력으로 국민회의내에서는 ‘안기부통’으로 꼽힌다. 특히 정보위간사를 지내 안기부 내부사정에 정통하다는 것이 최대장점이다. 김차기대통령의 한 핵심측근은 “천의원의 안기부장기용 가능성이 80%정도”라고 말했다. 김차기대통령의 ‘오른팔’인 한광옥(韓光玉)노사정위원장도 안기부개혁을 위해서는 중진급 실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안기부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 국방위간사이자 정보위원인 임복진(林福鎭)국민회의의원과 조승형재판관도 역시 거명되고 있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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