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이 「여중생납치」해결…남대문署 이복성-양승주씨

  • 입력 1997년 11월 29일 20시 12분


20대 괴한에게 납치된 여중생을 안전하게 부모품으로 돌려보낸 일등공신은 강력계 형사가 아니라 평소 강력범과 대면할 기회가 거의 없는 교통계 소속 경찰관이었다. 『홍양이 무사해서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범인 2명 중 1명을 신속하게 검거, 홍모양(13)이 납치돼 있는 장소를 알아내 무사히 구출토록 하는 데 공을 세운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지도계장 이복성(李福成·49)경감과 양승주(梁承周·35)순경. 이들 「투 캅스」는 29일 오전 11시경 평소와 다름없이 순찰차를 타고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을 지나던중 무전을 통해 다급하게 전달되는 홍양 납치범 전화발신지 추적보고를 들었다. 『롯데호텔 지하주차장이다』 두 사람은 동시에 차에서 뛰어내려 주차장으로 내달렸다. 주차장을 양쪽에서 샅샅이 뒤졌지만 용의자인 듯한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 순간 무전기에서 다시 『범인이 지하철 2호선 을지로 입구역 만남의 광장 8575호 전화부스에서 통화중』이라는 내용이 긴박하게 전해졌다. 다시 만남의 광장으로 뛰어 올라갔지만 범인은 없었다. 숨은 턱에 차올랐고 손은 땀으로 축축해졌다. 순간 무전기가 다시 시끄러워졌다. 『롯데 백화점 신관 3층 공중전화부스』 두 사람은 용수철이 튕기듯이 백화점으로 뛰어 들어갔다. 3층 공중전화부스에서 20대 남자가 통화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싹 다가섰다. 『범인이 전화를 끊었다』는 소리가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투캅스는 범인을 덮쳤다. 상황 끝. 이계장은 청와대 순경으로 시작, 23년간 재직해 온 고참 경감. 양순경은 두달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2년간 병수발했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 뒤이어 전해진 홍양의 무사 구출 소식에 투캅스는 환하게 웃었다. 〈금동근·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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