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기능올림픽 우승 오정석군 『부모님께 금메달을』

  • 입력 1997년 7월 15일 20시 11분


부모가 모두 장애인인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청년이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금의환향했다. 지난 10일 스위스에서 폐막된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기계조립 종목에서 우승한 吳政錫(오정석·19)군은 15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환영인파속에 쓰러질듯 서 있는 부모를 발견하고 단숨에 달려갔다. 『맛있는거 한번 못사주고 대학도 못 보내줬는데…』 아버지 오윤복씨(49·용역회사 미화원·대구 달서구 월성2동 임대아파트)와 어머니 정미자씨(45)는 오군이 자랑스런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일이 힘들고 고될 때마다 평생 고생만 해오신 아버지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겨냈어요』 대구 출신으로 경북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삼성항공에 입사한 오군은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너무도 아픈 기억이 많다. 아버지는 오른쪽 팔과 다리, 어머니는 왼쪽다리가 심하게 불편한 장애인. 2남중 장남인 오군은 부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동네아이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아버지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미화원으로 일했지만 집안형편은 영세민지원에 의존해야 할 만큼 가난했다. 도시락을 못싸가는 날이 다반사였지만 오군은 고교 3년간 결석한번 없이 학교공부에 충실했다. 그 결과 95년 지방대회, 96년엔 전국대회에서 잇따라 금상을 탈 만큼 기능분야에서 탁월한 성적을 냈다. 〈이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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