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배운 한풀어 가슴 뿌듯… 주부학교 최고령卒 김옥순씨

  • 입력 1997년 2월 26일 20시 15분


[하태원기자] 『정규학교는 아니지만 대학과정에 해당하는 「교양부」를 졸업하니 못배운 한이 모두 풀린 기분입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양원주부학교 교양부 최고령 졸업생 金玉順(김옥순·71)씨. 김씨는 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다른 늦깎이 졸업생 1천3백73명과 함께 당당히 졸업장을 받았다. 개근상 경로상 원거리상 등 3개의 상도 함께 받았다. 김씨는 『배우고 싶다는 일념으로 93년부터 4년을 하루같이 학교에 나와 중등 고등부를 거쳐 마침내 대학과정까지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경기 이천시 대월면에 있는 집에서 꼬박 2시간반 거리에 있는 학교까지 통학했다. 김씨는 『아침 6시반에 집을 나서 마을버스와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내린 뒤 지하철을 타야 했다』며 『새로운 것을 하나라도 알게 된다는 생각에 힘든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음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준 남편(崔鎭玉·최진옥·75)과 큰 며느리(姜鎭宇·강진우·51)가 고맙다고 말했다. 3남3녀와 손자 손녀 등 20여명의 다복한 가정을 가지고 있는 김씨는 『3월에 시작하는 대학원 연구과정에서는 일어를 전공할 생각』이라며 『일어는 어느정도 자신있으니 기회가 되면 사회봉사단체에서 일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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