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흥초등교 「4代동문」탄생… 총18명 졸업

  • 입력 1997년 2월 19일 20시 17분


[이진영 기자] 19일 서울 시흥초등학교 84회 졸업식에서 安埈赫(안준혁·12)군은 할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단상에 올라가 「4대 동문가정상」을 받았다. 할아버지 秉德(병덕·76)옹은 21회, 아버지 光讚(광찬·45·회사원)씨는 이 학교 52회 졸업생이다. 오래전 세상을 떠나 이날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안군의 증조부 日濬(일준)옹은 3회 졸업생. 그리고 이날 졸업식을 가진 안군까지 4대가 시흥초등학교 동문이 됐다. 안군의 고모와 삼촌들까지 따지면 모두 18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올해 3학년이 되는 안군의 여동생이 졸업하면 한가족 19명이 시흥초등학교의 동문이 되는 셈이다. 『이곳 시흥이 순흥 안씨 집성촌이라 고향을 떠나기가 싫었습니다. 4대째 지금의 금천구 시흥동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분가를 해도 모두 이웃에 살고 있지요』 모처럼 모교를 찾은 안씨 일가가 들려주는 학창시절 이야기는 그대로 시흥초등학교의 변천사다. 안군의 할아버지가 다니던 학교는 당시 경기 시흥군 시흥역전 앞 목조건물이었고 학교이름도 「시흥공립보통학교」였다. 아버지는 기와집 건물인 「시흥국민학교」를 다녔다. 할아버지 안옹의 모교사랑은 남다르다. 사범학교를 마친 뒤 45년부터 15년간 모교에서 교편을 잡았었기 때문이다. 안옹은 『한국전쟁으로 시흥역전의 학교건물이 다 타버렸을 때도 수업은 거르지 않았다』며 『지금의 자리로 새 학교를 지어 이사할 때까지 4,5년간 마을 뒷산에 천막을 치고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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