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차린 술자리라고 이별의 무게가 가벼워지진 않는다. 술자리는 화려하지만 시의 공기는 처음부터 낮고 묵직하다. 시인은 그 적막을 애써 설명하는 대신 촛불 연기, 금빛 술잔, 벗이 마련한 전별연, 그리고 곧 떠나갈 길을 차례로 펼쳐 보인다. 벗과의 정을 되새길수록 이제 떠나갈 길은 더 멀게 다가온다. 달은 어느새 높은 나무에 가리고, 은하수는 새벽빛 속으로 스러진다. 격정을 쏟아낼 자리를 밤의 가만한 풍경이 대신한다. 전별연은 밤을 지나 새벽에 닿았고, 붙잡아 두고 싶은 시간도 시나브로 흘러간다. 재회의 기약이 흐릿해질수록, 말보다 침묵이 먼저 깊어진다.
이 시가 아쉬움만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낙양으로 가는 길은 멀고 아득하지만, 그 길은 한 젊은 시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벗과 헤어지는 마음에는 서운함이 있고, 앞날을 향해 움직이는 기운도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이별의 슬픔만으로 읽히지 않는다. 봄밤의 적막은 깊지만, 그 적막 속에는 떠나는 사람만이 지닌 미세한 설렘 또한 함께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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