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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현실 왜곡하는 엉터리 열독률 조사에 왜 세금 쏟아붓나

입력 2023-01-26 00:00업데이트 2023-01-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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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문의 열독률을 포함한 ‘2022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열독률 조사는 전년도(202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역시 열독률 조사의 근본적 한계를 드러내며 신문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에도 조사 대상을 가구에만 한정해 신문 구독시장의 58%를 차지하는 사무실, 상점, 학교 등 영업장이 제외된 점이다. 이 때문에 영업장에서 많이 보는 신문은 유료부수가 훨씬 많아도 열독률은 낮게 나오는 현상이 발생했다. A, B일간지의 경우 이번 열독률 조사에서 각각 5, 6위를 차지했는데 2020년 ABC협회가 조사한 유료부수는 B일간지가 A일간지보다 무려 16만 부가 많았다. 유료부수가 1, 2년 새 급격히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구만 조사하는 방식으론 실제 열독률과 괴리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지역지의 경우 상당수 신문의 열독률이 0으로 잡혔고 그나마 일부 집계된 수치도 변별력이 없었다. 전년도 조사에서도 전국 1676개 신문 중 18%인 302개만 집계되고, 발행부수가 수만 부인 지역지의 열독률이 0인 경우가 있어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도 유사한 결과가 나오자 상위 10개 사의 열독률 수치만 발표하고, 나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근본적 해결 없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처를 한 셈이다. 상위 10개 사의 수치도 오차범위(±0.4%포인트)를 벗어난 경우가 드물다. 결과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데도 순위를 매기는 것은 통계 상식에 맞지 않는다.

열독률은 응답자의 기억에 의존한 표본조사다. 응답자가 어디서 신문을 읽었는지 ‘경로 조사’를 하는 것이 영업장 독자 제외에 대한 보완책이 될 수는 없다. 안 읽은 매체를 읽었다고 하거나 읽은 매체를 안 읽었다고 해도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사 대상 기간에 발행되지 않은 매체를 봤다는 사례도 있을 정도다. 표본의 대표성을 담보할 수 없어 현실을 왜곡하는 엉터리 열독률 조사를 반복하는 데 혈세를 쓰지 말고 실제 확인 가능한 숫자를 바탕으로 정책을 짜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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