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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서해 공무원 ‘월북 발표’ 진실 가려야[내 생각은/채성준]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초빙교수
입력 2022-06-22 03:00업데이트 2022-06-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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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발생했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둘러싸고 요즘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다. 당시 정부의 ‘월북 기도’라는 발표에 대한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정보기관의 정보 판단 과정을 두고 설왕설래하면서 논점이 더욱 흐려지고 있다.

국가정보 활동은 첩보 수집과 정보 분석으로 이뤄진다. 첩보 수집은 모든 정보 활동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 이를 근거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정보 분석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한 가지다. 비밀 접근이 허용되거나 보안 각서를 제출한 자는 사건 관련 첩보에 접근할 수 있다. 이 첩보를 토대로 누가 어떻게 ‘공무원이 월북 의사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는지를 따지면 된다.

모든 정보기관은 분석 부서를 두고 있다. 이 부서에 속한 분석관들은 수많은 첩보 가운데 추려낸 핵심 정보를 이어 붙여 적시성 있는 정보를 생산한다. 이렇게 도출된 결론은 온전히 정보 사용권자의 몫이다. 일반적인 정보와 달리 국가 차원에서 활용되는 정보의 최종 사용권자는 대통령이다. 한 정보위원은 이 과정을 밝히면 정보 판단에 대한 기피 풍토를 낳아 국가정보 역량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에서도 정보 분석관들이 내린 결론은 하나일 것이다. ‘월북이다’ ‘월북이 아니다’라는 두 가지 결론 중 더 신빙성 있는 쪽을 채택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다만 최종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정치적 의도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있다. 정보기관 역시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공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계속 정치적 공방으로만 치달아선 안 된다. 진실은 반드시 가려져야 하고 가려질 수 있다. 처음 입수된 첩보가 있고 이를 분석했던 과정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 믿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 비록 그것이 내밀한 국가정보 활동이었다고 하더라도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가 우선한다. 지금은 실체적 진실 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정보 역량 저하를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 이번 사건의 본질인 북한이 대한민국 공무원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소각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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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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