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면접에 대한 불만 개선하려면[Monday HBR/자히라 제이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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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인공지능(AI)을 기업 채용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AI 면접도 널리 사용되는 추세다. AI 면접은 인공지능이 면접자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면접자는 주어진 시간 안에 질문들에 답하고, 이 모습은 녹화된다. 이렇게 제작된 영상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플랫폼으로 옮겨지는데 AI는 지원자의 시각적(미소 여부 등), 언어적(사용 단어 등) 정보를 분석해 결과 보고서를 기업에 전달한다.

하지만 AI의 분석이 믿을 만한지와 관련해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례로 미국 버클리 하스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AI 시스템의 44%가 성 고정관념을 갖고 있으며, 26%는 성 고정관념과 인종에 대한 편견을 모두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AI 면접에서 특정 인종이나 성별 등이 의도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AI 면접이 갖는 한계를 분석하기 위해 필자를 포함한 영국 서식스경영대 연구팀은 다양한 인종적, 민족적 배경을 가진 2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AI 면접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연구 대상을 젊은 구직자들로 한정했는데 이는 이들이 AI 면접을 생애 구직 과정에서 첫 번째 면접으로 기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면접 후보자 명단에 올랐을 때와 면접 중, 면접 후의 행동, 생각, 느낌에 대해 떠올리라고 요청했다. 또 면접 프로세스 및 채용 과정에 활용되는 기술에 대한 이들의 이해도를 분석했다.

필자들은 먼저 구직자들이 AI 면접을 혼란스러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컨대 어떤 지원자는 AI 면접에 얼굴 인식 기능이 활용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또한 많은 지원자가 AI 면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대부분 융통성 없이 허공에 시선을 고정하거나, 억지 미소를 짓거나,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앉거나, 단조로운 어조로 말하는 것 등으로 나타났다.

AI 기술에 긍정적인 성향의 지원자는 채용에서 탈락할 경우 그 문제를 자신의 결점에서 찾으려고 했다. 사실 AI 기술의 결점이나 편향성, 부정확한 데이터가 원인이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마지막으로 지원자가 AI를 마주하며 본인 생각에 AI 면접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지원자에게 이성적·감성적으로 큰 에너지 소모를 초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에 참가한 한 여성 참가자는 “그 많은 수고와 노력을 쏟아부었는데 제가 진짜 사람이랑 말도 하기 전에 거절 통보를 받다니 너무 힘이 빠지네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업의 인사 책임자들은 AI 면접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필자들은 HR(인적자원) 담당자들이 AI 면접을 설계할 때, 지원자들의 면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유리 상자(glass box·내부 수행 절차가 완전히 알려져 있는 방식)’ 방식을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면접 전에 지원자가 AI 면접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도록 AI의 작동 방식, 수집 데이터 유형, 데이터 활용 방식, 데이터 활용 주체 등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또한 인사 책임자와 AI 채용 플랫폼이 협업해 지원자들에게 즉각적이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원자들이 향후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어떤 강점을 갈고닦아야 하는지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은 훌륭한 모습을 보인 지원자들의 비디오를 보여주거나 카메라 울렁증을 극복하는 기술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원자들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은 인재 풀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다양한 배경과 집단의 지원자들의 필요 사항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AI면접, 지원자들의 혼란을 줄이려면’을 요약한 것입니다.

자히라 제이서 영국 서식스경영대 부교수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ai 면접#불만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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