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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환율 비상… 자본 유출 막을 한미 통화스와프 급하다

입력 2022-05-14 00:00업데이트 2022-05-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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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던 원·달러 환율은 하락 마감, 전날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던 코스피는 상승 마감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88.6원)보다 4.4원 하락한 1284.2원에, 코스피는 전 거래일(2550.08)보다 54.16포인트(2.12%) 오른 2604.24에, 코스닥은 전 거래일(833.66)보다 19.42포인트(2.33%) 오른 853.08에 거래를 마쳤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약 13년 전인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미 금리 역전까지 예상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 돌파가 눈앞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15조 원을 넘어섰다. 원유와 원자재 조달 비용까지 늘어 이달까지 3개월 연속 무역적자도 예상된다. 3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3년 8개월 만이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에 따른 주변국 화폐가치 하락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이 모두 겪는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원화의 국제 경쟁력이 취약해 외환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잠재한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물가 부담이 커져 국내 인플레이션도 한층 자극하게 된다.

지금이 외환위기를 우려할 정도의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안전판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긴축에 금리 인상만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는 데다 환율이 안정돼야 물가도 잡을 수 있다.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를 성사시켜야 하는 이유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위기 때 원화를 미국에 맡기고 그만큼의 달러를 빌려오는 제도다. 미국에 ‘달러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셈인데 상징성만으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크다. 한국은 2008년 300억 달러, 2020년 60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넘겼으나 작년 말 종료됐다.

미국은 금융허브 국가인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과만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나머지 국가와는 위기 때만 한시적으로 맺는다. 하지만 지금 한미 동맹은 군사 동맹을 넘어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포괄적 경제·안보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참에 최소한 준(準)상설 통화스와프가 성사되면 한국의 금융시장 안정성이 강화되고 미국에도 플러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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