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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장기투자’하며 세금 아끼기[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

입력 2022-03-07 03:00업데이트 2022-03-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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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 A 씨는 사둔 주식을 되팔기까지 6개월을 넘기질 못한다. 단타 매매 성향 때문에 최근 손절을 해야 했다. 아픈 교훈을 되새기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개설했다. ‘장기 투자’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다. ISA 계좌는 규정상 최소 3년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손절에 적극 나서기 힘들다. 게다가 중도해지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해 돈을 빼기가 쉽지 않다. A 씨는 “중도 해지가 쉽지 않아 강제적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ISA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장이 출렁이자 ‘일단 버티자’며 장기 투자를 결심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이런 ‘장투족’들이 ISA에 주목한다. 자금을 진득하게 묻어둘 수 있어서다. ISA는 은퇴자금을 꾸준히 모으는 수단으로는 물론이고, 흔들림 없는 ‘장투’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작년부터 주식에 투자하는 길도 열리면서 가입이 늘고 있다.

○ 납입 한도, 다른 절세상품 가입액만큼 줄어

ISA는 한 계좌에 주식, 펀드, 파생결합증권, 예·적금을 다양하게 넣어 운용할 수 있는 계좌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여러 상품을 조합해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2016년 처음 생겨났을 땐 ‘만능통장’이라고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초기 가입률은 초라했다. 세제 혜택이 미미하고 수익률도 저조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정부가 가입 요건을 완화하고 세제 혜택도 늘리며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ISA는 19세 이상(근로소득자는 15세 이상) 국내 거주자면 가입할 수 있다. 납입 한도가 정해져 있다. 가입자는 연 2000만 원씩, 5년간 최대 1억 원을 넣을 수 있다.

막상 ISA를 개설해 돈을 넣으려 했는데 한도가 작다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 기존에 다른 절세 상품에 가입한 경우다. 절세 상품인 재형저축이나 소득공제장기펀드에 이미 가입했다면 이 상품들에 가입한 금액이 ISA 가입 한도에서 차감된다. 당국이 세제 혜택을 중복으로 주지 않으려는 취지다. 참고로 재형저축과 소득공제장기펀드의 가입 한도는 각각 분기당 300만 원, 연간 600만 원이다.

납입 한도는 이월이 가능하다. 올해 2000만 원의 한도만큼 입금을 못했다면 내년에 올해 미납액만큼 추가 입금을 할 수 있다. 한도를 이월해도 5년간 최대 1억 원까지만 납입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한 명당 한 계좌만 개설 가능

ISA는 운용방식에 따라 신탁형, 일임형, 투자중개형이 있다. 일임형은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긴다. 신탁형과 투자중개형은 고객이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한다. 이 가운데 지난해 새로 생긴 중개형은 국내 상장주식과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주식에는 투자할 수 없다. 주식에 투자하는 계좌이니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형별로 가장 많이 운용하는 분야는 1월 말 기준 신탁형은 예·적금(89.4%), 일임형은 해외 주식형 펀드(26.9%), 투자중개형은 주식(45.9%)이었다.

주식 투자 열풍에 중개형 ISA가 주목을 받았다. 증권사에 기존 ISA를 갖고 있는 사람은 해당 증권사에서 중개형 ISA로 변경할 수 있다. 은행에 ISA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증권사에 요청해 계좌를 이관할 수 있다.

일반 주식 계좌에 뒀던 주식을 ISA로 가져갈 수는 있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기존 수익을 유지하며 세제 혜택까지 받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조세특례제한법상 불가능하다. ISA에서 사들인 주식을 다른 일반 계좌로 이동하는 것도 제한된다.

새로운 ISA 유형이 생기고 나서 투자자들 사이에 ‘ISA를 여러 개 만들 수 있냐’는 질문이 많다. 아쉽게도 ISA는 한 명당 한 계좌만 만들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최근 ISA 갈아타기가 활발하다고 한다.

○ 2023년부터 비과세 혜택 강화

ISA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혜택은 비과세 혜택이다. 계좌 안에서 여러 상품의 손실과 이익을 합산한 순소득 가운데 200만 원까지 세금이 붙지 않는다. 2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9.9% 분리 과세된다.

비과세 혜택은 앞으로 더 강화된다. 2023년부터 5000만 원을 넘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 원 초과분은 25%) 세율로 과세가 시작되는데 ISA는 이 과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ISA 안에서 국내 상장주식을 양도하거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를 환매해 발생한 금융투자소득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ISA는 다른 주식 계좌와 달리 최소 3년은 꼭 가입해야 한다. 가입 가능 기간은 5년이다. 만기 연장은 계좌 만기일 3개월 전부터 만기일 전일까지 할 수 있다. 만기는 1년 단위로 가능하다. 그 대신 연장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만기 일자만 늦춰질 뿐이다. 기존의 납입 한도, 세제 혜택은 유지된다.

ISA 만기 후에도 세제 혜택을 받고 싶다면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잔액을 옮기면 된다. 은퇴자금을 더 장기적으로 차곡차곡 모을 기회가 된다. 세제 혜택을 계속 받고 싶다면 ISA 만기일로부터 60일 내에 연금저축이나 IRP에 입금을 해야 한다. 입금하기 전에 금융회사에 미리 문의해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두자.

ISA는 납입 원금을 넘지 않은 선에서 중도 인출을 할 수는 있다. 중도 해지는 요건이 까다롭다. 이 때문에 집값, 결혼비 등 목돈이 필요한 젊은층은 신중하게 고려한 뒤 가입하는 게 좋다. 중도 해지하려면 사망, 해외 이주, 천재지변, 퇴직, 사업장 폐업, 3개월 이상의 입원치료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중도 해지하면 소득세를 상당액 내야 한다. 손해가 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유튜브에서 ‘금퇴IF’의 ‘ISA에 대한 모든 것! 알려드려요’를 참고하세요.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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