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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與 후보·당·정 제각각 부동산세… 말잔치에 시장만 혼란

입력 2021-12-14 00:00업데이트 2021-12-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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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상설시장을 찾아 한 음식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12.12/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重課)를 1년간 한시 유예하자고 12일 주장했다. 임기 내내 다주택자를 투기 주범으로 몰아세웠던 현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반대 뜻을 나타냈고, 여당 내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 국정을 책임진 여권이 정치 셈법에 따라 제각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래서는 시장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이 후보는 6개월 안에 처분하면 중과를 완전히 면제하고, 9개월 12개월 등 처분 시기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을 내놨다. 6월부터 시행한 양도세 중과 조치에 따라 다주택자는 최고 75% 세율을 적용한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유도해 ‘매물 잠김’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집값 안정세를 흔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당내 강경파는 ‘부자 감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선 후보가 결정된 10월부터 시장 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금 관련 공약이 남발되면서 주택 거래가 급감했다. 거액의 세금을 덜 낼 수도 있는데 다주택자가 집을 팔 리 없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같은 기간의 20%를 밑돌았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이지만, 세제가 바뀔 것이란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여권은 공시가 현실화 속도를 조절하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정부는 현재 70% 선인 시세 대비 공시가 비율을 2030년까지 90%로 올릴 예정이다. 현실화 속도를 늦추면 종부세 재산세 등의 증가 폭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대선을 앞두고 던진 선심성 카드를 믿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선과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연내 세제를 바꾸기도 어렵다. 시장 혼란만 부추긴 채 선거용 메시지로 끝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정치권이 세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진정성도 실효성도 의문인 방안을 선거용으로 쏟아내면 정책 신뢰만 허물어진다. 여권은 무책임한 여론 떠보기를 중단하고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대선 때까지 시장 혼란을 방치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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