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작년 영양실조 사망 345명, 대한민국서 생긴 일 맞나

동아일보 입력 2021-10-07 00:00수정 2021-10-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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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홀로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성의 자취방에 있는 냉장고 내부가 텅 비어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영양실조나 영양결핍으로 숨진 사람은 345명에 달한다. 에버그린 제공
지난해 한국에서 영양실조·영양결핍으로 숨진 사람이 345명으로 전년의 1.5배라고 한다. 외환위기 영향이 남아있던 2000년(370명) 이후 20년 만에 300명을 다시 넘었다.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해도 선진국 진입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기아’ 사망자가 수백 명씩 발생한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다.

사망자뿐 아니라 26만1822명으로 집계된 작년 영양실조·영양결핍 환자 수도 전년보다 13.2%나 급증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극빈층에 식사를 제공하던 단체 급식소, 지역아동센터들이 문을 닫고 저소득 소외계층에 쌀, 라면 등을 지원하는 푸드뱅크 모금액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한다.

특히 복지지원 신청 방법을 몰라 끼니를 거르는 홀몸노인들, 알바로 생계비를 벌면서 간편식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1인 가구 청년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9월 말 40.1%로 사상 처음 40%를 넘어섰고 고령층에선 더 빨리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복지사의 방문 횟수가 줄자 홀몸노인들의 고독사도 늘어났다고 한다.

정부는 올해 복지·보건·고용분야에만 211조7000억 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내년 예산에서도 3분의 1이 복지예산이다. 이렇게 돈을 쏟아부어도 영양실조 사망자가 수백 명 나오는 허술한 복지전달 체계를 놔둔 채로는 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정부는 공무원들의 업무조정 등을 통해 복지지원 인력을 확충해 구멍 뚫린 복지망부터 손질해야 한다. 남보다 형편이 나은 국민들 역시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한 번 더 돌아보고 필요한 곳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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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 사망#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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