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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단순 계산도 못해 공공기관 평가 뒤죽박죽 만든 기재부

입력 2021-06-26 00:00업데이트 2021-06-2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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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걸 기획재정부 차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도 경영평가’ 수정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제공) 2021.6.25/뉴스1
단순 계산 실수로 오류가 났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가 어제 다시 발표됐다. 평가 배점 적용과 점수 입력 등의 오류를 정정했더니 10개 기관의 종합등급과 13개 기관의 성과급 산정 관련 등급이 바뀌었다. 임직원 성과급 지급과 기관장 해임 여부 등 공공기관의 생사가 걸려 있다시피 한 경영평가의 결과가 무더기로 뒤집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주무부처인 기재부는 당초 18일에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발표하면서 131개 공공기관을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 미흡) 다섯 등급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지나치게 낮은 점수와 등급을 받은 일부 기관의 이의 제기를 받고서야 뒤늦게 오류를 발견하고 부랴부랴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공기관 평가단이 사회적 가치 지표에 기관별 배점을 적용하지 않고 기준 배점을 일괄 적용한 오류가 발견됐다. 평가점수 입력을 누락한 경우도 있었다. 대학교수 회계사 등 100명이 넘는 평가단이 그런 단순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문가 평가단이 평가를 대충대충 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기재부는 평가단이 전권을 갖고 독립적으로 평가하도록 한 것이 오류를 불러왔다고 설명한다. 이는 명백한 책임 회피다. 평가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더라도 2차 검증장치가 있었더라면 충분히 걸러질 수 있는 기초적인 실수들이다. 평가를 외부에 맡겼더라도 최종 확인은 기재부가 꼼꼼하게 챙겼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기재부는 지난 38년간 운영해 온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스템을 원점에서 전면 재점검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주먹구구식 엉터리 행정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만 있겠느냐는 점이다. 기재부는 거시경제 운용과 국가재정 관리 등 다른 핵심적인 업무에도 비슷한 문제가 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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