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情,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주자[벗드갈의 한국 블로그]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입력 2021-03-19 03:00수정 2021-03-1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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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한국에서 수년 동안 살면서 느낀 점은 한국 사람들은 ‘우리’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잘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어나 몽골어에서는 친구를 소개할 때 ‘우리 친구’라고 소개하지 않고 ‘내 친구’라고 소개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렇듯 한국 사람들의 입에 우리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붙게 된 이유는 어쩜 세상에서 가장 정이 많은 사람들이 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는 한국의 매력이자 사라져서는 안 될 소중한 문화이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에서 살다 보니 문화적인 면에서 재미나고 신기한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한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한들 한국을 다 이해하고 안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생각은 한국 문화나 역사 속 사건들을 알게 되면서 그 시절 왜 저렇게까지 용감하고 때로는 변화에 적응을 잘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한국은 강한 민족성을 지녔기 때문에 예부터 지금까지 나라와 민족을 잘 지켜냈으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온 국민이 정서적 경제적으로 불안감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의료진의 정성과 최선으로 우리는 비교적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부터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처를 보고 “역시 한국은 복지국가다.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었다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에 떨면서 지냈을 텐데, 한국이라서 다행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필자가 한국에서 살면서 ‘정’을 느낀 또 하나의 재미난 문화는 식사 예절과 관련한 문화다. 한국 사람과 처음 식사하는 외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놀랄 법한 문화가 ‘반찬 챙겨 주기’다.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식탁에서 반찬을 챙겨 주는 행동에서부터 알 수 있다. 반대로 내 음식에 숟가락을 가져오면서 맛보는 것에 여간 어색했던 것이 아니다. 필자가 살다 온 몽골에서 남의 그릇에 내 숟가락을 댄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몽골은 개인주의가 강한 나라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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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한국의 곳곳에서 무인가게가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정말 신기할 정도로 재미있는 것 중 하나이다. 이는 한국 사람들은 어쩜 그리 정직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이다. 그만큼 한국은 치안과 안전이 보장된 나라임을 증명하고 있다. 남이 떨어뜨린 지갑이나 책을 누구도 가져가지 않는다. 무인가게를 비롯해 도서관이나 카페 등 공공시설에 고가의 개인 물건을 놓고 몇 시간 동안 다녀와도 여전히 자리에 있다는 것에, 또는 소매치기마저 비교적 없는 나라임에 신기해하는 외국인들이 많다. 몇 가지 사례만으로도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정, 그리고 굳건한 도덕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장점과 단점이 늘 있는 것처럼 사회적 이슈가 늘어나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한국 사람들은 외부인에게 피해를 안 주는 것 같지만 내부인에게, 즉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무섭게 대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외부로부터 온 여러 스트레스나 화를 내 가족, 내 아이에게 푸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사회 뉴스를 통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아동학대와 관련된 사건이 지속적으로 보도되면서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대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9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75.6%는 부모로 나타났다. 물론 모든 부모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동학대의 정도로 보았을 때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문화가 한국의 ‘정’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정을 아낌없이, 조건 없이 나눠야 할 유일한 대상은 우리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아끼지 말고 주자.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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