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아닌 ‘혁신의 공간’ 청년들이 찾은 로컬의 힘[광화문에서/신수정]

신수정 산업2부 차장 입력 2020-06-24 03:00수정 2020-06-24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신수정 산업2부 차장
1998년 폐업한 양조장이 귀촌 청년들의 일터와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이 공간은 귀촌을 원하는 청년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청춘텃밭 커뮤니티센터’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이들은 2년 전 경북 문경을 찾은 20대 도시 청년 5인방이다. 도원우 대표(28) 등이 만든 청년 기업 ㈜리플레이스는 2018년 7월 문경에 ‘화수헌’이라는 한옥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열었다. 화수헌은 연 3만5000명이 방문하는 문경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경북도의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을 통해 연고가 없던 문경으로 오게 된 이들은 화수헌에 이어 이번엔 버려져 있던 양조장을 문경의 새로운 문화 허브로 만드는 작업에 뛰어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슬로건으로 1기 로컬크리에이터 출범식을 열었다. 지역의 소(小)창업 생태계를 키우는 대표적인 창업정책의 하나로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의 자산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이들이다.

중기부가 선정한 1기 로컬크리에이터에는 ㈜리플레이스를 비롯해 24개 팀이 선발됐다. 경북 의성군에서 빈 공장을 수경재배 농장으로 탈바꿈시켜 운영 중인 ‘젠틀파머스’, 제주의 주산물인 감귤과 화산암반수를 활용해 제주맥주를 생산하고 양조장 투어를 기획한 ‘제주맥주’, 연남방앗간과 정음철물 등 동네를 브랜딩하고 공간 콘텐츠를 만드는 ‘어반플레이’ 등이 포함됐다.


로컬푸드, 지역가치, 거점브랜드, 지역기반제조, 자연친화활동, 스마트관광 등 이번에 선정된 로컬크리에이터의 분야는 다양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공통된 가치는 로컬의 힘이다.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인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밀레니얼을 주축으로 한 로컬크리에이터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모 교수는 “밀레니얼은 로컬을 시골, 변두리, 지방이 아닌 혁신과 라이프스타일의 장소로 여긴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열망이 강한 미래 세대가 로컬에서 일을 찾는다”고 분석했다. 중기부가 로컬크리에이터 1기를 출범해서 지원에 나선 것도 지역 산업 수준으로 성장한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주요기사

로컬의 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배경은 세계화인데 이러한 연결과 흐름이 생존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간주되면서 좀 더 믿을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로컬 기반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다. 내가 아는 범위 내에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믿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홍기획 빅데이터마케팅센터는 5월 발간한 ‘코로나 임팩트: 변화의 방향’ 보고서에서 로컬 기반 비즈니스의 강세를 ‘애프터 코로나’ 트렌드 중 하나로 소개했다.

열정과 아이디어가 충만한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들은 해당 지역에 인재와 자본을 끌어오고, 이는 지역을 변화시킨다. 지역의 자산을 발굴하고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도전이 반갑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청년#로컬#혁신의 공간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