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 “5·24조치 失效”, 한미균열 초래할 ‘남북 속도전’ 우려된다

동아일보 입력 2020-05-22 00:00수정 2020-05-22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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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대변인이 20일 “5·24조치는 사실상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며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통일부는 어제도 이 발언이 5·24조치의 폐기는 아니라면서도 ‘실효성을 잃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남북 협력이 반드시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로 10년이 되는 5·24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개성공단을 제외한 교역·방북·투자를 전면 중단한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래 각종 유연화 또는 예외 조치가 이뤄졌고 많은 부분이 그 효력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사과 등 책임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5·24조치는 그대로 유지돼 왔다. 재작년 국정감사 때도 통일부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랬던 정부가 ‘실효성 상실’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대북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할 수 있을 일을 찾아 나가자”고 주문한 데 따른 통일부의 후속 조치인 셈이다. 도발에 면죄부를 주느냐는 국내적 반발에도, 너무 앞서 가선 안 된다는 미국의 제동에도 구애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여당 안팎에선 총선 압승과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미국과 마찰이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밀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특히 미국 대선까지 남은 5개월이 외교 성과에 목마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일 기회라는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특보는 “교착상황을 반전시킬 방법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밖에 없다”고 했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문 대통령은 부정적 견해가 있어도 일을 만들고 밀고가려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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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북 대화를 시작으로 북-미 대화로 연결된 재작년의 실패한 프로세스를 재가동하자는 것이지만 북한이 호응할지 의문이고 남북 간 과속은 남남 갈등과 한미 균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뭐든 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무리한 요행수를 노린다면 그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박이 될 뿐이다.


#5·24조치#남북 속도전#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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