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 의사 3명 살해는 反인륜 범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2일 03시 00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동북부 요베 주(州)에서 북한인 의사 3명이 처참하게 살해됐다. 끔찍한 살해 수법에 비추어 단순한 강도 살인 사건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현지 경찰은 외국인에게 테러와 범죄를 저지르는 이슬람 과격단체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 증오 범죄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범인들을 반드시 찾아내 단죄해야 한다.

반(反)인륜적인 범죄에 대해 국제사회는 희생자의 국적에 관계없이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참한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이번에는 북한인이 희생됐지만 나중에 어느 나라 국민이 피해를 볼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피살된 북한인 의사들은 2005년 나이지리아에 파견된 18명의 의사와 간호사 가운데 일부다. 나이지리아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으로 북한과는 1976년, 한국과는 1980년 수교했다. 현재 나이지리아에는 의료진과 농업 분야 엔지니어를 포함해 북한인 수십 명이 체류하고 있다. 북한 의료진은 현지 병원 근무나 독자적인 응급병원 운영 등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나이지리아는 1960년 10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종족 및 종교 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슈피겔지가 ‘21세기 문명 충돌의 최전선’이라고 할 정도다. 인구의 52%가 기독교, 41%가 이슬람교도다. 보코하람은 스스로를 ‘나이지리아의 탈레반’이라고 칭하며 기독교도 중심의 현 나이지리아 정부를 전복하고 이슬람 국가를 세운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2009년 이후 기독교도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수많은 테러와 범죄를 저질러왔다. 희생자가 3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테러가 잦은 나이지리아에는 4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교민과 근로자 등 약 1200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안전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북한#의사#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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