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 ‘상습 외설 막말’ 김용민 사퇴시켜야

  • 동아일보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의 과거 외설 발언과 막말이 드러나면서 국회의원 후보의 품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후보는 2004년 한 인터넷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테러대책이라며 “유영철(연쇄 강간살인범)을 풀어 라이스(전 미국 여성 국무장관)는 아예 ××(성폭행을 의미) 해서 죽이면 (테러단체들이) 우리나라가 고마워서 테러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 대책으로 “지상파 방송들이 밤 12시가 되면 무조건 ‘떡’(성행위의 속어) 영화를 두세 시간씩 방영하고 주말에는 특집으로 포르노를 보여줘 떡을 치게 자극을 줘야 한다”고 했다. 진행자인 김구라 씨와 “××(여성 성기)맛 오징어”라는 대화도 주고받았다. 여성 진행자가 함께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김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죄로 복역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지지하는 여성들의 ‘비키니 시위’가 논란이 됐을 때 “정 전 의원이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고 성욕 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기 바란다”며 설레발을 쳤다. 작년 12월 18일 ‘나꼼수’ 방송에서는 “나는 봉주 형의 ×(남성 성기)이 될래”라고 저질 발언을 쏟아냈다.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김구라 씨가 ‘요즘 시청역 앞에서 지랄하는 노친네들 다스리는 법 없을까요’라고 묻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다 없애고, 알카에다 테러조직에게 시청광장에 아지트 지어주고 조지(전 미국 대통령을 지칭) 만세 하는 놈들 모여 봐 라고 하면 근처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노인 폄하 발언을 한 적도 있다.

그런데도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3월 14일 김 후보의 입당 환영식에서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계시다”고 치켜세우며 정 전 의원의 지역구에 전략 공천했다. 소설가 공지영 씨는 “사위를 삼는다면, 혹은 함께 일을 도모한다면 당연 그였다는 생각을 했다. 성실하고 반듯하고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다가 여론이 나빠지자 어제 “인간 김용민에게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그의 무거운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도무지 갈팡질팡한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어제 트위터에 “저는 김용민을 신뢰합니다”라고 적었다. ‘내 편’이면 어떤 잘못도 용서하겠다는 것인가.

조국 서울대 교수는 그를 두둔하면서도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 진심으로 다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 순간부터 지난 과거를 반성하면서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언사(言辭)는 사과 정도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그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나꼼수’ 수준의 저질 막말이 국회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민주당이 정녕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당장 김 후보를 사퇴시켜야 마땅하다.
#사설#총선#김용민#민주당#막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