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ICBM 방치하면 세계평화의 재앙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9일 03시 00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기지를 거의 완공했다는 소식이다. 이 기지는 영변 핵시설에서 70여 km, 평양 인근의 미사일 공장에서 200여 km 떨어진 곳이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보다 핵탄두와 미사일 운반에 걸리는 시간이 짧을뿐더러 5배 면적에 발사대도 1.5배 높아 훨씬 큰 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규모를 갖추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작년 12월 “북한은 5년 내에 ICBM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7일 “북한은 ICBM과 관련된 많은 기술을 성공적으로 실험했다”고 밝혔다. 위성사진 판독 전문가인 팀 브라운 씨는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창리 발사대는 놀라울 정도로 중국의 발사대와 흡사하다. 북한은 중국의 조언과 원조를 받아 발사대를 건설했거나, 중국을 본떠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느 쪽이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북한이 핵탄두 개발에 이어 동창리 기지에서 ICBM 발사에 성공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도 위협을 받게 된다. 무수단리 기지에서는 일본 방향으로 대포동 미사일을 쏠 수밖에 없었지만 동창리 기지에서는 남쪽을 향해 발사하게 된다.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통해 미국과 전 세계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뒤 한국과 미국 일본을 협박해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고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활용하려고 들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 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쉽게 포기할 리 없다. 내년 ‘강성대국 완성의 해’를 앞두고 핵미사일 카드를 활용하는 데 더욱 광분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군사적 억제력을 키워야 한다. 북핵 불용(不容)의 원칙을 보다 분명히 천명해 북이 실질적 핵무장 국가로 가는 길을 막아야 한다. 북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보장받는 방안을 확보하는 것도 긴요하다.

우리 자체의 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제(MD)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할 만하다. 지난달 한미 양국은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km로 제한하고 있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에 착수했다.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 10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도 적극적 억제 대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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