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든 브라운]세계성장협약으로 亞시장 급성장 대비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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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스푸트니크 모멘트’라는 표현으로 관심을 모았다. 서방이 거대한 도전뿐 아니라 기회를 맞았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은 옳다. 지난 10년 세계 경제는 10억 명의 아시아 노동자로 인해 변했다. 2011년 2세기 만에 처음으로 유럽과 미국은 중국과 나머지 국가에 생산과 수출, 투자 면에서 모두 뒤졌다.

앞으로 10년간 세계는 다시 한 번 아시아 소비자의 부상으로 변화할 것이다. 2020년까지 아시아 내수 시장은 미국의 2배로 커지고, 전 세계 중산층 인구는 10억 명에서 30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성장 기회는 부쩍 커졌다. 아시아의 새 시장에서 번영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회사가 아시아의 20억 명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술 기반의 주문형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모두 새 시장에서 최선의 이익을 낼 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다. 서방국은 아시아가 제공하는 기회를 붙잡기 위해 다른 국가보다 압도적으로 혁신적이며, 기술이 우수하고, 창조적이어야 한다. 서방국이 공학과 과학, 새로운 기술에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으면 혁신적 기업에 현금을 쏟아 부으며 지원하는 국가에 밀릴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투자 계획은 세계 구석구석까지 높은 수준의 성장을 도모하고 수백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협약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이 협약 아래 유럽은 미국이 투자 수준을 늘리는 데 동참할 수 있다. 중국이 소비를 계속 늘리는 가운데 미국이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경쟁력 있는 디지털 경제를 위한 구조적 개혁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일이다. 나는 이러한 협약이 세계 경제를 2014년까지 3% 가까이 성장시키고, 1억 명을 빈곤에서 탈출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이 계획을 2009년 런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후 유럽과 미국은 잠재력 이하로 성장했고, 실업률은 두 대륙에서 모두 10%대로 치솟았다. 청년 실업률은 20%대였다.

세계 성장 협약은 G20의 미완성 과제다. 중국은 이미 초석을 놨다. 중국의 샤오캉(小康) 정책은 빈곤을 줄이고 중산층을 넓히겠다는 것으로 그 결과 서방국에 수십억 달러 규모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서방은 중국의 소비가 앞으로 3년간 국내총생산(GDP)의 2∼4%포인트까지 늘어난다면 비슷한 규모로 공공 투자를 늘리겠다고 제안해야 한다. 중국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세금을 줄이며 서민의 내 집 마련 역시 늘고 있기 때문에 이 목표는 전적으로 달성 가능해 보인다. 다른 아시아 국가가 동참한다면 5000만 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서방에서 투자 계획은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들은 공공 투자 확대가 재정 적자를 줄이는 일과 상반되며, 이자율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목표가 분명한 투자의 적자 효과에 대한 이들의 주장은 틀렸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는 미국과 유럽 경제가 필요한 추가 자본 투자의 이득을 얻는 동시에 재정 감축 계획을 유지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이런 접근은 재정 적자를 늘리지 않고도 성장과 실업을 해결할 수 있으며 민간 분야에 활력을 줘 기업 장부 속에 잠자고 있는 자본을 유동화할 것이다.

서방국은 세계의 부활에 적절한 역할을 할 좋은 위치에 있다. 서방의 최우수 인력은 세계적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한다. 이런 인력이 정책 때문에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 이는 경제적 재앙이며, 인류의 비극이다.

ⓒProject Syndicate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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