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YS의 전 재산 헌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6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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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서울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을 비롯한 전 재산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YS는 5일 새해 인사차 찾아온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죽으면 끝나는 것이고 영원히 못 산다"면서 재산 환원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YS의 거제도 생가와 주변 땅은 거제시에 기부해서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입니다.
상도동 자택과 거제 선산은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돈으로 따지면 50억원이나 되는 큰 재산입니다.

YS는 작년에 거제도 땅을 팔라는 제의를 받으면서 '팔 게 아니라 줄 건 주자'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 자녀들도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지요. 거제시민들은 물론, 진보신당 소속인 김해연 경남도의원도 "거제가 배출한 큰 어른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어쩌면 YS의 전 재산 환원을 '노(老)정치인의 마지막 정치' 쯤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 재산을 사회에 내놓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변을 보면, 노부모가 지금 당신이 사는 집을 역모기지로 쓰겠다거나 부모 중 한분이 재혼을 한다고 할 때 자식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재산이 아니라고 해도 자식들 편에서 보면 욕심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YS의 재산 헌납은 신년 초 모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사회지도층 인사'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공과(功過)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YS 역시 재임시절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등록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 같은 업적이 있었지요. 측근 부패라든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같은 과(過)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YS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사회에 남김으로써 국민들에게 '참 좋은 대통령'으로 영원히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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