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성익]체벌 없애려면 문제학생 지도 연구부터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0-09-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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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초중고교의 체벌전면금지를 시행하면서 학생생활 지도에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학교에서 규범과 규율을 지키지 않는 학생에 대해 교육적 차원과 학생인권 보호 차원에서 육체적 체벌이 아닌 지덕벌, 문제행동 생활기록부 기재, 교실 퇴장, 학부모 면담 등의 방안으로 지도하라는 것이다.

체벌금지는 교육선진화를 위해서 옳은 방향이다. 학교교육 현장에서 체벌이 없어져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방안으로 학생생활 지도와 교실수업 지도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에 대해 현장 교육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학생지도에 손을 놓거나 소극적으로 되어 학교교육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적지 않다.

학생이 자신의 본분에 맞게 학교생활을 하고 교실에서 공부를 한다면 체벌을 가하거나 나무랄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런데 어떤 학생은 학교규율 무시, 수업 방해, 동료 학생 괴롭힘, 교사에 대한 모욕과 폭력 행사 등 도가 지나친 행동을 한다. 그들이 교권을 흔들고 동료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을 빼앗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학생의 문제행동은 사전예방이 최선의 지도방법이고 교육원리이다. 즉, 문제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교육을 해야 효과적이다. 문제행동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감기예방 주사를 맞히듯이 학생을 대상으로 문제행동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체벌금지 시행에 앞서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체벌의 빌미가 된 문제행동을 초중고교별로 세분하고 이를 고쳐 나가는 기법을 상세하게 제시한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한편 교사용 매뉴얼도 만들어 지혜로운 리더십으로 학생을 지도하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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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이나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참여하는 문제행동과 체벌 없는 학교 만들기 토론마당을 주기적으로 개설하여 모든 학생에게 올바른 생활태도와 가치관을 갖도록 예방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행동을 계속하는 학생은 지역공동 또는 방과 후 문제행동 예방교실에서 품성계발을 위한 심화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이제는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사의 교권을 보장하는 선진교육문화를 이룩해야 한다. 학생의 문제행동도 없고 체벌도 없는 교육풍토를 만드는 데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계의 긴밀한 협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성익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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