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코리아/마틴 유든]대중교통 이용으로 ‘맑은 서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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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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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지하철이 이렇게 깨끗하고 효율적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6·25전쟁 60주년 기념 취재차 방한한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기자는 서울의 지하철에 대해 감탄사를 늘어놓았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한국말을 못하는데도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전혀 불편을 못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쾌적한 공간과 깔끔한 시설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필자 또한 서울에 살면서 서울의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시설이 잘되어 있다는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특히 T머니 카드를 사용하여 지하철을 타고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매우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는 런던 지하철 노선과 거의 비슷하여 영국인 입장에서 보면 친밀감마저 든다. 각각 한강과 템스 강을 가로지르고(영국 지하철은 템스 강 밑으로 지하철이 통과한다), 서울의 2호선과 런던의 순환선은 모양새가 거의 동일하다. 런던에서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정규 사용자에게 혜택을 주듯이 서울에서도 추가 요금 없이 지하철 및 버스 환승이 가능하여 저렴한 요금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 시 시행한 버스 중앙차로제로 교통체증도 줄어들었다.

효율적이고 깨끗한 지하철과 대중교통제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보다는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인구가 서울에서 계속 증가하는 것 같아 아쉽다. 1970년대 말 한국 주재 영국대사관에 처음 부임한 후, 그리고 1990년대 중반의 두 번째 부임에 이어 2008년 2월 세 번째로 한국에 대사로 부임하면서 느낀 뚜렷한 변화는 엄청나게 늘어난 도로 위의 차량이었다. 특히 차량이 대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울시 통계에 의하면 서울의 차량은 2005년에 281만 대였다. 1997년에는 225만 대, 1965년 1만660대였던 점에 비하면 40년 동안 차량의 숫자가 무려 169배로 증가했다. 경제성장과 도시발전으로 자동차 수요가 더 높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지하철 시스템이 있기에 서울 시민은 개인 차량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과도한 자동차 의존율은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대기오염은 흔히 생각하는 것같이 황사 때문이 아니라 무려 70%가 차량으로 인해 발생한다.

대형 도시로서는 드물게 북한산 인왕산 도봉산 남산을 끼고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서울이 수많은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로 인해 오염되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에의 의존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세계적으로 환영을 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을 깨끗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이런 정책이 지속되리라 본다. 하지만 진정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정책과 함께 개개인의 동참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작년부터 주한 영국대사관은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모든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T머니 카드를 비치하여 공적인 업무 수행에도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장려한다. 전 직원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지금은 더욱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공식적인 약속을 실천하면서 현실로 만드는 일이다. 서울의 우수한 대중교통을 더욱 자주 이용하여 서울을 더 깨끗한 녹색도시로 만들기를 바란다. 구호만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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