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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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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15%, 내년부터 정년퇴직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베이비 붐 세대가 성장하면서 전체 인구 중에서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확대될 때에는 성장률이 높아지는 반면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하면 성장세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경제성장률은 인구증가율과 1인당 소득증가율의 합으로 결정되는데 1인당 소득은 생산성과 취업자 인구 비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막기 어렵다.
일본은 베이비 붐 세대가 1947년에서 1949년에 집중돼 이들이 60세 정년퇴직 연령에 도달하기 시작하는 2007년에 커다란 문제가 야기될 것을 우려하여 대책을 강구했다. 공공기관 기간산업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관리를 담당하는 숙련된 인력이나 제조업 현장에서 기술을 연마해 온 전문 인력이 한꺼번에 은퇴한다면 산업이 마비되지 않을까 우려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06년에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개정하여 기업이 △정년퇴직연령 65세로 조정 △60세 이후의 연장고용제도 도입 △정년퇴직제도 자체의 폐지 등 세 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65세까지 고용을 연장하도록 유도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60세에 도달한 근로자와 선택적으로 계약을 맺고 고용을 연장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실력 있는 고령근로자를 선택해서 저비용으로 채용하는 이점을 확보해 일본 산업의 붕괴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도 베이비 붐 세대 은퇴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같은 연장고용제도를 도입하면서 정년퇴직 시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고령근로자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하면서 젊은 층에게 기술을 전수하여 생산성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따른 경제성장 하락 효과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으며 지적 생산성을 좌우하는 평생근로 환경의 조성이 중요한 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평생현역 뛸 수있는 풍토조성을
고령근로자 중에는 직장을 떠나 자영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창업 활동의 생산성이 높아야 경제 전체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정년퇴직 시기를 의식하면서 창업을 준비하고 성공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정비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우리 근로자의 창업 의식은 강한 편이지만 모두가 비슷하게 음식점 영업에 집중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근무 경험이나 노하우를 살려서 창업을 하거나 새로운 기술 교육을 통해 좀 더 부가가치가 높은 창업을 준비하는 데 유리한 사회적인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이외의 대책을 포함해서 나이와 상관없이 평생 현역으로 일하는 사회 구조를 다방면에서 조성하는 것이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경착륙을 피하는 길이다. 근로자가 60세, 70세까지 평생 현역으로 일하면서 지적 생산성과 기술을 연마하는 사회구조로 변화한다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금 재정 문제도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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