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0월 4일 18시 3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쟁기 지게 까리 쇠기 소쿠리 망태기 등 지금은 농촌에서도 구경하기 어려운 농기구를 모형으로 제작하고 있는 김상섭(金商燮·72) 할아버지.
경북 영천시 금호읍 대곡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 할아버지는 98년부터 농기구 모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2평 남짓한 골방에는 90여 가지의 모형을 가지런히 전시해 농사 짓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우연한 계기에 소나무를 깎아 모형을 만들게 됐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조그마한 지게를 하나 만드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려요. 베틀은 북 바대집 가리쇠 부티 눌림대 용두머리 등 부품이 20가지나 됩니다. 벌레가 먹지 못하도록 소나무를 끓는 물에 푹 삶아 재료로 씁니다.”
7세 때부터 짚신을 직접 만들어 신을 정도로 손재주가 남달랐던 김 할아버지. 그는 영천교육청이 실시하는 짚공예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평생 농사일에 매달려 왔다는 김 할아버지는 “농사가 세상의 근본인데도 갈수록 농사 짓는 일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같아 서운하다”고 말했다.
<영천〓이권효기자>sapi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