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전 '해군 어린이음악대' 음반 기증 최영섭씨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46분


해군 어린이음악대가 1953년 경무대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해군 어린이음악대가 1953년 경무대에서
이승만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1953년 7월 휴전 직후 ‘해군 어린이음악대’가 미국 주요도시를 순회공연하며 부른 노래 23곡이 담긴 LP음반(54년 미국 우라니아사 제작)이 47년 만에 발굴됐다.

이 음반은 해양소년단 고문인 최영섭(崔英燮·78·해사3기)씨가 보관해오던 음반을 최근 해군에 기증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51년 4월 부산으로 피란왔던 YMCA 어린이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해군 어린이음악대는 해군 정훈감실에 배속돼 참전 유엔군과 야전병원 환자를 위한 정기공연은 물론 방한한 외국 귀빈들의 환영 연주에도 참가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어린이음악대는 당시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의 참전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미국 순회공연에 나섰고, 미 상원 공연 때는 당시 닉슨 상원의장이 “외국 합창단이 상원을 무대로 이렇게 아름다운 합창을 들려준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며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지휘자는 ‘우리의 소원’의 작곡가인 안병원(安丙元·75)씨. 이 음반에는 ‘바다로 가자’ ‘자전거노래’ ‘아리랑’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이 수록돼 있으며, 해군은 이 음반을 CD로 다시 제작해 어린이음악대의 활동상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음반 표지의 소개문은 “사랑스러운 일곱 살 소녀 이수경양이 ‘Twinkle, Twinkle(작은 별)’을 한국어와 영어로 노래부르면 합창단이 따라 부른다. 아무리 재주있는 아일랜드 테너라도 열한 살 난 이유진군의 ‘Danny Boy(아, 목동아)’를 부러워할지 모르겠다”고 적고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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