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그래피티 전문업체 만든 김규현씨 인터뷰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00분


“미국이나 유럽에서 그래피티(grafitti)는 더 이상 뒷골목의 낙서문화로 천대받지 않습니다. 대중과 친밀한 도시의 ‘거리예술’로 사랑 받고 있죠.”

올 초 그래피티 전문 인테리어업체 ‘Killa Tribe Grafitti’를 설립한 김규현씨(21·국민대 영문과 2년 휴학)는 “최근 그래피티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주고객으로 삼는 카페, 옷가게, 실내수영장 등으로부터 작품제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70년대 미국 뉴욕의 할렘가 뒷골목에서 시작돼 ‘낙서예술’로 불리는 그래피티는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거리의 건물 벽이나 담에 글자나 그림 등을 휘갈겨 쓰는 것을 말한다.

주로 흑인들이 인종차별 등 사회불만을 거친 욕설로 표현해 상당기간 ‘저급문화’로 외면당했지만 이후 유럽으로 건너간 뒤 다양한 주제와 화법이 개발되면서 스트리트아트나 팝아트로 차츰 인정받고 있다.

부모님을 따라 13년간 미국생활을 하면서 그래피티를 익힌 그는 2년 전 귀국해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반에 생소해 거리나 골목 벽에서 작업하다 경찰단속에 걸리는 등 곤혹스런 일도 잇따랐다. 이후 그는 각종 업소의 내부나 건물외벽에 그래피티를 그리는 업체를 설립해 10여명의 동료들과 활동 중이다(이 업체의 홈페이지는 http://homepage.av.com/KTGRAFF/index.hyml).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그래피티 전문업체 수는 10여개. 그는 “그래피티는 어둡고 답답한 도시를 생동감 있게 변모시키는 창작예술”이라며 “앞으로 시멘트 일색인 도심의 공공시설물을 환하게 바꿔놓고 싶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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