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생현 한국마사회장 "청탁배격…복마전 이미지 쇄신"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34분


“역사의 주역은 대부분 남자들이었지만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취임 6개월째를 맞은 서생현(徐生鉉·65·사진)한국마사회장의 색다른 경영스타일이 화제다.

서회장은 지난달 승진자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 그들의 부인을 초청해 ‘아내의 힘’을 강조했다. 승진자에게는 아내의 고마움을 알라는 뜻에서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가 담긴 CD를, 부인에게는 “가정이 바로 서야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다”며 가정교육 지침서인 ‘머리를 써서 살아라’를 전달했다.

서회장이 마사회 운영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1월 제28대 마사회장에 공식 취임한 직후. 실무직원들의 의견과 고충을 직접 듣기 위해 부서장이 아니라 최초 기안자가 보고하고 결재를 받도록 종전의 ‘보고, 결재형식’을 파괴한 것.

처음에는 직원들이 ‘부담’을 가졌지만 지금은 누구나 회장을 쉽게 만나고 마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제시할 수 있게 됐다는 후문이다.

서회장의 ‘7+2 인사원칙’도 화제다. 7가지(정직, 성실, 최선, 근무성적, 잠재능력, 사생활, 인간성) 평점으로 승진심사를 하되 2가지(내부와 외부에 인사청탁)는 단호히 배격한다는 것.

육사14기(소장 예편)인 서회장이 군재직시절 인사청탁한 간부를 직위해제한 일과 광업진흥공사 사장시절에 외부에서 인사청탁이 들어온 직원을 해고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

서회장은 “재임기간 중 마사회가 복마전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반드시 불식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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