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사상 최대인사 '술렁'…국장급 대거 퇴진

  • 입력 2000년 6월 26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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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에 사상 최대규모의 인사선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일주일 내에 국장급 이상을 대거 퇴진 또는 전보시키고 후진들을 발탁한다는 것이다.

안정남(安正男)국세청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인사개혁을 단행해왔다. 일전에 시험 대신 업무실적만으로 사무관 120명을 한꺼번에 발탁 승진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같은 대규모의 발탁인사는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안청장은 26일 본지와의 회견에서 “당시의 정신을 살려 내달 초에는 국장급 이상 상층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겠다.” “조직은 혁신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는 게 안청장의 지론. 그는 “획기적인 인사를 통해서 국세청의 개혁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장급 이상 고위직 간부 중에서는 황수웅(黃秀雄)국세청차장이 이날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사임의 뜻을 밝혔고 서상주(徐相柱)대구지방국세청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상태. 이 밖에도 일부 국장급 중에서는 국세청의 인사 개혁에 동참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정부의 공직 개방으로 민간에 내줘야하는 감사관 납세지원국장 등 국장급 5개 보직에 대한 이동 인사도 반영될 것으로 보여 국세청의 고위직 인사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달 1일경 명퇴 등으로 공석이 된 고위직에 대한 보충 인사가 단행될 것이며 내달 중순경 과장급에 대한 승진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대규모 인사 이동설에 따라 국세청은 상당히 술렁거리는 분위기. 승진 대상자는 물론 일부 과장급들은 인사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세청은 2일 시험이 아니라 업무실적 우수자에 대한 발탁, 특별 승진 인사를 단행, 국세청 개청 이래 최대규모인 120명을 사무관으로 특별 승진시켰으며 연초에 1460명을 승진시키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었다.안청장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음지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도 능력이 된다면 얼마든지 발탁, 승진시키겠다는 게 평소 가진 소신”이라며 “획기적인 인사를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은 학벌이나 직위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도태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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