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이상용씨 30일 '폭소한마당' 공연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1분


이른 아침. 정치꾼이 ‘똥개’를 데리고 산책에 나섰다. 동네 사람들이 “왜 하필 똥개냐”고 물었다. 정치꾼이 답하기를 “이 개는 보기와 달리 혈통이 있는 개”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니! 개한테 물었는데 왜 사람이 대답하지?”

뽀빠이 이상용(56)이 풍자 무대를 펼친다. 무대는 30일 오후 3시, 7시 서울 잠실롯데월드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마련하는 ‘뽀빠이 이상용의 폭소 한마당’.

그동안 테이프로 발매됐던 ‘뽀빠이 이상용의 폭소 열차’ 1, 2, 3집에 최근 나온 4집도 함께 풀어놓는다.

이상용의 풍자 그물망에는 정치꾼도 있고 내숭떠는 고관대작도 걸려 있다. 성문제를 주제로 한 ‘Y담’은 물론. 그래서 아예 ‘30세 미만을 입장을 금한다’고 경고도 내세웠다.

“솔직히 털어놓으면 모두 다 웃습니다. 그러나 저질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메시지가 칼날 같아야 합니다.”

이상용은 한달에 책을 40여권 읽는다. 책은 그에게 풍자의 칼날을 가는 숫돌이다. 이상용은 “풍자의 기본은 진리를 말하되 세상을 거꾸로 보는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이라며 “다른 이들의 경험이 가득한 책을 읽다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가 개발해온 ‘풍자 폭소탄’의 레퍼토리는 3만2000여개. 뽀빠이는 30여년전부터 매일 몇개씩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 실천해왔다고.

뽀빠이에게 이번 이벤트는 ‘시금치’다. 4년전 불미스런 일로 받은 상처를 이번 무대를 통해 팬들과 함께 속시원히 치료하고 싶기 때문이다.

96년말 심장병 어린이 후원금 유용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아 4개월만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후유증이 컸다.

특히 자식처럼 여겼던 MBC ‘우정의 무대’가 그 일로 폐지된 게 가장 아프다. 그는 “무엇보다 ‘우정의 무대’를 진행하면서 아들이 복무중인 부대를 찾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MBC 등이 개편 때마다 ‘우정의 무대’의 부활을 고려하지만 선뜻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무대에는 테너 장신권 소프라노 손미선 가수 태진아가 출연하고 뽀빠이는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그동안 다듬은 육체미도 선보일 예정. 3만,5만원. 02-511-2636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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