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敵’ 스트레스 풀고… ‘가상식판’ 그려보며 식사조절

박경희 한림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황성호기자 입력 2015-10-30 03:00수정 2015-10-3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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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건강 리디자인]
[당신의 노후건강, 3040때 결정]살과의 전쟁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흰 가운 입은 사람)가 김나영 씨(아래쪽 사진 왼쪽), 김홍민 씨(BMI 수치 25.9로 비만에 해당)와 건강한 다이어트법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30, 40대는 대부분 직장 생활을 하며 회사와 가정에서 받는 온갖 스트레스와 이에 더해 ‘살과의 전쟁’도 치러야 한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김홍민 씨(39)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나영 씨(40)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스트레스와 잦은 술자리 때문에 살과의 전쟁에서 번번이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비만도를 측정하기 위한 BMI 검사에서 홍민 씨는 25.9, 나영 씨는 28.4를 받았다. BMI 기준 25를 넘으면 통상 비만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30, 40대 직장인도 살과의 전쟁에서 승전고를 울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말이다. 음식과 스트레스 조절, 운동의 삼박자가 그 비결이다.

이 같은 구성의 ‘가상의 식판’을 머리에 그려 놓고 식판에 해당하는 공간만큼 영양소를 채우는 식사를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가상의 식판’ 그려 보며 식단 조절해야

꾸준한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 두 사람은 박 교수의 진단을 받기에 앞서 전날 먹은 것에 대한 ‘식사 일기’를 써 왔다. 홍민 씨는 전날 아침을 거른 채 정오 무렵 순대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오후 6시경 먹은 저녁 메뉴는 닭갈비였다. 나영 씨 역시 아침을 굶고 점심과 저녁은 모두 집에서 해결했다. 메뉴는 현미밥과 두부, 도토리묵, 달걀조림 등. 두 사람은 전날 술을 마시지는 않았지만 홍민 씨는 평소 일주일에 2, 3회 술을 마시고, 햄버거와 라면 등의 야식을 즐긴다. 나영 씨 역시 평소에 와인을 즐겨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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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홍민 씨에게는 “아침을 거른 채로 점심과 저녁에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데다 야식을 먹는 습관은 다이어트 실패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조언했다. 나영 씨에게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만 전반적으로 짠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어 이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가 두 사람에게 조언한 방법은 음식을 먹기 전 ‘가상의 식판’을 그려 보라는 것.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의 영양소가 어느 부분에 더 많이 쏠려 있는지를 알아야 체중 조절이 쉽기 때문이다. 즉 △밥이 담기는 곳을 탄수화물로 △국이 담기는 곳은 단백질로 △반찬이 담기는 곳은 무기질과 비타민으로 △간장 등 장류가 담기는 곳은 지방으로 이뤄진 가상의 식판을 머리에 그려 놓고 식판에 해당하는 공간만큼 영양소를 채우는 식사를 하라는 것.

박 교수는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서 먹는지도 중요한 만큼 가상의 식판을 통해 꼼꼼하게 따져 음식을 먹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스트레스는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

출판사를 직접 운영하는 홍민 씨와 1년 중 일하는 기간이 불규칙한 나영 씨는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박 교수는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사실 스트레스가 만성화돼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것일 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음식 섭취와 관련한 우리 몸의 호르몬 체계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은 깨져 버린 호르몬 체계 때문에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어떤 사람은 음식을 거의 먹지 않게 된다. 불규칙한 식습관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자연스레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 조절은 실패하게 된다.

박 교수는 “직장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거나 영화를 보는 등 취미 활동을 통해 바로 풀어 주지 않으면 호르몬 체계가 깨져 결국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이어진다”면서 “만약 팀 전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보다는 운동을 함께 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 자투리 시간 활용, ‘맞춤형’ 운동 필요

운동 역시 30, 40대 다이어트의 필수 항목이다. 홍민 씨는 매일 아침 수영을 한 시간 동안 하고 있고 나영 씨는 하루에 1만 보를 목표로 운동 중이다. 홍민 씨의 경우는 운동에 시간을 제법 투자하는 편이지만 나영 씨는 평균 또는 그 이하라고 박 교수는 평가했다.

박 교수는 두 사람 모두 현재의 운동법으로는 체중을 줄이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생활 습관에 따른 ‘맞춤형 운동’을 처방했다. 박 교수는 먼저 퇴근 후 TV를 보며 2∼3시간 누워 있는 것이 습관인 홍민 씨에게 이 시간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TV 앞에 자전거 같은 운동기구를 가져다 놓고 최소한의 강도로 운동을 해도 충분한 운동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1시간짜리 드라마를 보며 아무 생각 없이 다리를 휘젓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다이어트를 하려는 30, 40대 직장인은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의 특성상 집에 있는 시간도 많은 나영 씨에게는 ‘집 밖에서의 운동 의무화’를 처방했다. 1만 보 걷기 이외에 규칙적으로 집 밖에서 하는 운동을 해야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영 씨는 몇 년 전까지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었다. 박 교수는 “프리랜서로 일하며 집에 오래 있거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면서 “집이 아닌 외부에서 그리고 반드시 의무감이 들 정도의 운동 스케줄을 잡아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주치의 한마디]50대 이후 근육량 감소… 젊을때 적금 붓듯 건강관리를 ▼

“30, 40대는 직장인들이 노후의 평안을 위해 ‘건강 적금’을 드는 시기입니다.”

박경희 한림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직장인의 30, 40대 시기를 이같이 표현하며 이들의 건강관리 필요성을 말했다. 이 시기에 회사와 가정에 치여 정작 자신의 몸 관리에 소홀하다가는 기초대사량과 근육량이 감소하는 50대 이후부터는 자연스레 병이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적금을 들어 돈을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투자해 몸을 관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역시 건강관리의 일환으로 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자연스럽게 체지방이 증가하는 시기는 8∼10세의 유년기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까지 두 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기 외에도 자연적인 요인이 아닌 ‘나태함’ 때문에 체지방이 증가하는 시기가 있다. 바로 결혼 후다. 박 교수는 “여성과 달리 결혼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던 남성들이 일단 결혼이라는 목적을 달성해 버리면서 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는 결혼이 아닌 노후의 건강을 위해 자신의 몸을 관리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굳이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가정에서 하는 청소, 설거지 등 가사 활동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박 교수는 여성의 경우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해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를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 교수는 최근 비타민제 등 음식이 아닌 약으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평소 영양소 균형을 맞춰서 음식을 먹으면 굳이 비타민과 같은 보조제 섭취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따라서 흡수 장애나 만성적으로 영양 결핍이 되기 쉬운 암 같은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박경희 한림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2015건강리디자인#건강#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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