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EMK 인터네셔널 대표(45)는 지난 10년간 레플리카(복제) 방식의 대형 뮤지컬 제작 과정을 거부하고, 한국 관객의 취향에 맞게 작품을 다듬는 논레플리카(재창작) 방식의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팬텀 등을 잇달아 선보여 큰 사랑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열린 2018 제3차 콘텐츠 인사이트 강연 ‘유럽 뮤지컬의 로컬라이징 과정 속 숨은 이야기’에 앞서 기자를 만나 “원작 뮤지컬을 관람할 때 딱 떠오르는 우리나라 배우가 없으면 작품을 계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뮤지컬은 재밌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음악이 중심이지만 EMK는 작품 속 등장인물인 캐릭터를 이보다 중요한 흥행 요소로 다룬다”며 “음악과 스토리가 아무리 좋더라도 무대에서 배우가 그것을 전달하지 못하면 결국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뮤지컬이 발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배우다. 배우의 가창력, 퍼포먼스가 좋으면 그 콘텐츠가 더 좋게 전달될 수밖에 없다. 배우가 돋보일 수 있도록 원작자와 협의를 통해 작품을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EMK가 2013년 국내 초연한 오스트리아 뮤지컬 ‘레베카’가 대표적 사례다.
김 대표는 “배우 캐스팅은 뮤지컬 ‘레베카’의 흥행 요인 중 하나”라며 “옥주현 배우가 악역 댄버스 부인을 맡았기 때문에 ‘레베카’가 큰 사랑을 받는 데 상승 요인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EMK가 논레플리카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레플리카 방식의 단점인 비싼 제작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라이선싱을 해서 작품을 한국에서 초연하는 가장 큰 고충은 비용”이라며 “해외 스태프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통역, 체제비, 일급 등 많은 비용이 부담스럽게 지출되고 이는 고스란히 티켓가격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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