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우찬 “승리? 긴 이닝·방어율만 집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3일 09시 30분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LG 차우찬(30)이 투수 프리에이전트(FA)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록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아 9경기에서 4승(2패)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선발로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 중이다. 특히 4월16일 잠실 kt전(5이닝)을 제외하고 매 경기 6이닝 이상씩을 소화하고 있다. 7이닝 이상 던진 경기도 5번이나 될 정도로 이닝이터로서 면모를 과시 중이다. 21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7이닝 4안타 5삼진 1실점으로 잘 던지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사실 호투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면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이전 등판이었던 16일 광주 KIA전 6이닝 2실점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수를 쌓지 못했다. 그러나 차우찬은 불운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그는 오히려 “팀이 이기면 그걸로 된다”며 “어차피 승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발등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LG 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 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차우찬이 등판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닝’과 ‘방어율’이다. 불펜진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가능한 긴 이닝을 버텨주고, 실점을 최소화해야만 팀이 이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고 믿는다. 선발로서 장점도 있다. 그와 배터리(투수+포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유강남은 “(차)우찬이 형은 투구수가 늘어나면 공이 더 좋아진다. 던지면 던질수록 좋아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귀띔했다. LG 양상문 감독도 “차우찬은 공을 던질수록 투구 내용이 좋아진다. 구위도 올라오고 제구도 잡힌다”며 “100구가 넘어가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작 본인은 “나도 왜 그런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지만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것과는 다르게 실전에서 40~50개 공을 던지면 몸이 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100구가 넘어도 크게 힘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하고는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내가 좋지 않을 때 타자들 덕분에 이기는 경기가 나올 것이다. 그럼 내가 반대로 도움을 받는 것 아닌가. 그래서 괜찮다”고 미소를 지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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