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캠퍼스 반대’ 점거 서울대생, 교수 감금…본관엔 교직원 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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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행정관(본관을) 점거 중인 서울대 일부 학생들이 교수들을 감금했다. 점거 학생 대부분이 본관을 비운 사이 교직원이 본관에 진입해 학생 점거는 일시 해제됐다.

23일 서울대 관계자, 경찰 등에 따르면 학생 30여 명이 이날 오후 2시 55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대학원 특별회의실로 몰려와 출입문을 가로막고 교수들이 오가지 못하게 했다. 이곳에서는 오후 2시반부터 교수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내 인사위원회 겸 학사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후 6시 현재 학생들은 "학생 징계 절차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교수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회의실에는 서울대 보직 교수, 단과대 학장 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대부분이 회의실로 몰려간 사이 서울대 교직원 20여 명은 오후 5시경 본관으로 들어가 정문을 잠갔다. 본관 내부에는 남아있는 학생들이 없는 것으로 보여 점거가 사실상 풀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10일 본관 점거가 시작된 지 106일 만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의실 앞에 있던 학생 20여 명이 본관으로 돌아가 진입을 시도하는 등 혼란을 빚고 있다.

서울대는 본관 점거가 100일 이상 이어지자 최근 본관 단전, 단수 조치를 했고 점거 학생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회의실로 오기에 앞서 40여 개 학생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이 점거 장기화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8월 관악캠퍼스 과밀 등을 이유로 경기 시흥시에 시흥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건립이 대학의 기업화를 부추기고 기숙형 대학(RC) 추진 가능성이 있다"며 반발해 지난해 10월 본관을 점거했다.

차길호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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