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감염병 기승…레지오넬라증 환자 역대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8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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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 탓에 급성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증 환자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세균 감염병이 크게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현재까지 올해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75명으로 집계돼 2001년 감시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대형 건물의 물탱크, 에어컨, 수도꼭지 등에 숨어있던 레지오넬라균이 폭염 탓에 증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레지오넬라균이 비말(작은 물방울) 형태로 호흡기에 들어가면 기침과 호흡곤란을 겪다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인천 중구 항동의 한 모텔에선 물탱크와 샤워기 등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고, 이 모텔에 장기 투숙하던 A 씨(47)가 레지오넬라증 양성으로 확진돼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모텔의 다른 투숙객도 레지오넬라증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어, 보건당국이 집단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여름에 좀처럼 나타나지 않던 세균 감염병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통상 겨울과 봄에 유행하는 성홍열(세균성 인후염) 환자는 올해 7485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지난해 7002명)을 갈아 치웠다. 특히 올해 6~8월 환자가 2760명으로 1~3월(2625명)보다도 많았다. 봄에 주로 생기는 풍진 환자도 올해 6~8월 32명으로 3~5월(11명)보다 많았다. 기온과 습도가 덩달아 오르면서 세균이 대량 번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경남 거제시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환자와 접촉한 96명 중 94명을 검사한 결과 추가 콜레라 환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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