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 등용문’ 제70회 황금사자기 5일 개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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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막하는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그동안 수많은 예비 스타플레이어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2016년 한국 야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시 마찬가지다. 꿈의 무대에서 맹활약중인 그들 또한 황금사자기에서 함께 뛰고 뒹굴며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었다.

●황금사자기 품은 강정호, 오승환

코리안 빅리거 중 황금사자기에 가장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건 피츠버그의 강정호(29)와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34)이다. 2005년 당시 광주일고 3학년이었던 강정호는 제59회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팀의 포수와 투수를 번갈아 맡던 강정호는 특히 결승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8이닝 동안 탈삼진 7개, 2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은 팀 동료 나승현(전 롯데)에게 내줬지만 우수투수상과 타점상(7점)을 받았다. 투수로서는 4차례 등판해 2승을 챙기면서 12와 3분의 2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타율은 0.333.

우승의 기쁨을 맛본 건 오승환(34)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고 3학년이던 오승환은 2000년 제54회 대회에서 개교 100주년을 맞은 학교에 사상 첫 우승을 안겼다. 미기상도 받았다. 마운드보다 타석에서의 활약이 빛났다. 15타수 6안타 중 홈런만 2개를 치며 5타점을 기록했다. 투수로서의 성적은 2경기 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9.00. 오승환은 경기고로 전학을 오기 전인 1998년에는 한서고 선수로 황금사자기 무대를 밟았다.

●황금사자기 홈런왕 박병호

미네소타 박병호(30)는 현재 코리안 빅리거 중 유일한 황금사자기 홈런왕 출신이다. 2003년 제57회 대회에 출전했던 성남고 2학년 박병호는 3경기에서 홈런 2개, 9타점을 기록하며 홈런상과 타점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성남고는 박병호가 출전한 56,57회 대회 때 모두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볼티모어의 김현수(28)는 신일고 2학년이던 2004년 59회 대회 때 좌익수로 나서 4경기 15타수 7안타(1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신일고는 당시 준결승전까지 올랐지만 야탑고에 7-11로 패했다.

시애틀 이대호와 LA 에인절스 최지만의 엇갈린 인연도 눈길을 끈다. 경남고 3학년이던 이대호(34)는 2000년 대회 첫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1홈런으로 맹활약했지만 동산고에 8-10 패하면서 바로 짐을 싸야했다. 이대호에게 패배를 안긴 동산고에 2007년 입학한 최지만(25)은 3학년 이던 2009년 대회에 포수로 출전해 3경기 동안 10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이 대회 8강전에서 동산고에 0-6 패배를 안긴 학교는 경남고였다.

텍사스의 추신수(34·부산고), LA 다저스 류현진(29·동산고)은 아쉽게도 황금사자기와 연을 맺진 못했다. 코리안 빅리거가 황금사자기에서 맞대결을 벌였던 적도 아직은 없다. 어쩌면 먼 훗날 회자될 맞대결이 올해 대회에서 열릴지도 모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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