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잘못하면 팀 완전히 붕괴”…핸드볼 두 전설의 쓴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15시 35분


코멘트
“남자 핸드볼, 길게 내다보지 않으면 망합니다.”

남자 핸드볼의 세계적인 스타였던 부산비스코의 강재원(51) 감독과 두산 윤경신(42) 감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자 핸드볼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 체질 개선을 위해 각자의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로 했다.

2015핸드볼코리아리그가 열리고 있는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만난 두 감독은 세대교체가 가장 급하다고 지적했다. 강 감독은 “세대교체를 잘못하면 4~5년 안에 팀이 완전히 붕괴 된다”며 “2000년대 중반 여자 핸드볼 세계 최강이었던 덴마크가 노장 위주의 팀을 계속 고집하다 추락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9.8세다.

강 감독은 “고작 두세 달 앞을 내다보는 대표팀 운영으로는 최소 1년 앞을 보고 팀을 설계하는 유럽 팀을 이길 수 없다”며 “젊은 선수들을 대표팀에 빨리 합류시켜 경험을 쌓게 해줘야 과거와 같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감독은 또 “2016리우올림픽인지 2020도쿄올림픽에 목표를 둘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며 “지금 남자 핸드볼 상황으로는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 티켓을 못 따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강 감독의 지적에 윤 감독도 전적으로 동의했다. 윤 감독은 이미 남자 핸드볼 대표팀에 고교생 유망주 2명을 발탁했다. 덕분에 대표 팀 평균 연령도 26.9세로 낮아졌다. 강 감독은 “유럽처럼 국가대표팀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는 어린 선수들을 수시로 대표팀에 올려 보내주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내가 안 되면 동료가 해주겠지’하고 떠넘기려 한다”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정신자세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감독도 “슈팅을 쏴야 골이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알 수 있는데 소극적으로 패스만 하려는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윤 감독은 “강 감독을 보면서 핸드볼 선수가 되기로 했던 것처럼 이제 강 감독의 지도 노하우를 계속 배우고 싶다. 내 핸드볼 인생의 최대 고비라는 마음으로 대표팀을 이끌겠다”며 강 감독과 손을 맞잡았다.

의정부=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