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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본 야구] 각 항목당 12개공 시험…한개라도 미달땐 모두 탈락

입력 2013-08-16 07:00업데이트 2013-08-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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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 반발계수 테스트 기계의 모습.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야구공에는 반발계수, 중량, 실밥 수 등에 대한 별도의 규격이 있다. 사진제공|이상철 박사
■ 스포츠동아·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공동기획

공인구 측정은 어떻게 이뤄질까?

중량 등은 간단한 저울 사용…실밥수는 수검사
경기 영향력 큰 ‘반발계수’는 고가의 장비 사용
대포같은 장비로 20.3cm 콘크리트벽 향해 발사
주변엔 방탄 유리…사용자는 보호용 귀마개도


프로야구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들에선 별도의 공인구에 대한 규격을 가지고 있다. 그 규격을 시험하는 장비를 이용해 엄격한 테스트를 실행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에서도 국내 규격을 통과한 공을 사용하고 있다.

야구공에 대한 상세 규격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대부분이 반발계수, 공의 중량, 솔기 폭, 실밥 수, 공의 주위(둘레)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내프로야구에서도 이러한 항목에 대한 구체적 사양을 규정하고 있다. 국내 규격 시험의 경우, 각 항목에 대해 각각 12개의 공을 시험한 뒤 12개의 공 중 한 개라도 규격을 벗어나면, 해당 공은 모두 규격에 미달하는 제품으로 처리돼 사용도 불가능하게 된다.

시험항목 중 공의 중량, 솔기 폭, 실밥 수, 공의 주위 등은 비교적 간단한 저울이나 정밀도가 높은 자(버니어캘리퍼스) 등을 이용해 측정하지만, 측정 대상의 특성상 모든 항목을 기계를 이용해 자동적으로 시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시험 및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실밥 수와 솔기 폭은 시험검사를 수행하는 검사자가 눈으로 보면서 한 땀 한 땀 직접 세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항목인 반발계수의 측정에는 꽤 복잡하고 고가인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공의 반발계수는 경기 결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에, 시험 방법을 엄격하게 지정하고 있다. 미국 ASTM(미국재료시험협회)에선 공의 반발계수 측정에 필요한 장비의 사양과 시험방법을 상세히 지정하고 있고, 국내서도 이에 준하는 장비를 제작해 반발계수를 측정하고 있다.

공의 반발계수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공을 단단한 벽에 던지면, 공은 벽에 충돌한 뒤 튀어나온다. 이 때 벽에 충돌하기 전 공의 속도와 충돌 후 튀어나오는 공의 속도의 비를 반발계수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공의 반발계수를 측정하기 위해선 우선 공을 던지는 기계가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는 공을 받아내는 단단한 벽이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는 공의 속도를 측정하는 정밀한 기기가 있어야 한다.

먼저 공은 사람이 던지지 않고, 대포와 같은 장비를 사용한다. 규격 시험에선 공을 일정 속도로 벽으로 발사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위의 ASTM에선 충돌 전 공의 속도를 약 26.82m/s(96.6km/h, 60mph)로 규정하고 있다), 야구공의 크기와 유사한 크기의 파이프에 야구공을 넣고 순간적으로 고압의 가스(질소 등)를 파이프에 불어넣어 야구공을 발사하는 장비를 사용한다. 물론 가스를 무작위로 불어넣는 것은 아니고, 가스를 불어넣는 양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밸브가 달려 있어서 이 밸브를 조절해 시험에 적합한 속도로 야구공의 발사속도를 조절한다.

공을 던지는 기구가 있으면 날아오는 공을 받아주는 벽도 있어야 한다. 벽도 아무 벽이나 되는 것은 아니고, 시험 규격에 따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시험 규격에선 공이 충돌하는 벽의 재질을 콘크리트로 지정하고 있으며, 벽의 두께도 최소 20.3cm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벽 위에 두께가 5.08cm이고 한 변의 길이가 61cm인 정사각형 형태의 금속판을 추가하고, 여기에 공을 맞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을 던지고 받는 장비가 갖추어지면, 이제 공의 속도를 측정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공의 속도는 공이 일정한 구간을 통과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재는 장비를 이용해 측정한다. 이를 위해 충돌 벽면으로부터 약 30cm(정확하게는 30.16∼30.8cm) 떨어진 위치에 1차 공 검출 장치를 설치하고, 다시 이 위치로부터 약 30cm 떨어진 지점에 2차 공 검출 장치를 설치한다. 따라서 공을 벽으로 발사하면 공은 공 검출 장치를 통과해서 벽과 충돌한 뒤 다시 공 검출장치를 통과하면서 튀어나오게 된다. 이 때 통과한 시간을 각각 측정해 공의 속도를 계산하고, 이를 이용해 반발계수를 산출한다.

반발계수를 측정할 수 있는 모든 장비가 갖추어지면, 이제 공을 벽으로 발사하는 스위치를 누르기만 하면 측정이 가능할까. 아마 이 상태에서 스위치를 누르면, 스위치를 누른 사람은 병원으로 바로 실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위의 장비는 반발계수 측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이며, 실제 사용을 위해선 튀어나오는 공을 막아주는 안전장치가 필수다. 공을 벽에 던진 후 튀어나오는 상태로 만들어서 측정하기 때문에 튀어나오는 공을 막아주는 안전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측정장비 주위에 방탄소재로 사용되는 투명한 재질의 유리를 설치해 사용자를 보호하고, 사용자의 청각보호를 위해 청각보호용 귀마개를 반드시 착용토록 하고 있다. 쏘고 충돌하는 시험이니 좋은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

야구는 재미있는 스포츠다. 경기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고, 그 뒤에 숨어있는 공을 시험하는 과정도 경기 못지않은 스릴을 주기 때문이다.

이상철 박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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