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생명공학 명강의 7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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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약, 구, 체/박태현 강봉균 심창구 이병천 고홍섭 이상기 김재범 지음/304쪽·1만6000원·동아시아

“컴퓨터를 모르면 흔히 ‘컴맹’이라고 하지요. 생명공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우리들 일상생활의 대부분에 녹아 들어있는 생명공학(BT)을 모르면 ‘생맹’이라고 불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핵심이 담긴 구절이다. 이 책은 서울대가 생명공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2010년부터 시작한 ‘바이오 대중강좌’ 중 명강의로 꼽힌 7개를 엮었다. 그 대상은 자신이 혹시 생맹이 아닐까 걱정하는 일반인과 생명공학 분야에 관심 있는 중고교생이다.

그래서 어렵지 않다. 강연자들은 대부분 기초생명과학 분야 교수지만 자신들의 전공분야가 어떻게 응용과학과 연결돼 일상생활의 변화를 낳게 되는지 연계해 설명해준다. ‘쥐라기 공원’ ‘스파이더맨’ ‘아일랜드’ ‘페이백’ 같은 SF영화와 최신 뉴스 속 생명공학의 개념과 원리를 중고교생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준다.

DNA 염색체 유전자 게놈의 개념이 헷갈리는 사람, 단백질과 아미노산 효소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는 사람, 생명체 복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한 사람, 우리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7개 강의가 독립된 내용이기 때문에 궁금한 내용부터 찾아 읽어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겹치는 내용이 많고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대중적 강연을 그대로 싣다 보니 재미는 있지만 주제와 동떨어지게 옆길로 흘러가는 내용이 눈에 거슬린다.

책 제목은 수많은 생명과학 분야 중 뇌과학(뇌) 약학(약) 치의학(구) 세포학(체)만 부각시킨 것이라 좀 생뚱맞다. 생명공학은 1강에 소개된 것처럼 크게 레드(기초생명 및 의약학), 그린(먹거리), 화이트(에너지 및 화학 소재)로 나뉜다. 하지만 강연 내용이 대부분 레드에만 할애돼 있다 보니 궁여지책으로 단 제목 같다. 이번 책을 시리즈 레드 편으로 삼아 그린과 화이트 편까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뇌#약#구#체#생명공학#바이오 대중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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